0

"IRA 빼면 적자인데"…트럼프 피격에 우려 커진 K-배터리

24.07.16.
읽는시간 0

트럼프 피격 후 당선 가능성↑…친환경정책 후퇴 현실화하나

작년 국내 배터리 기업 IRA 수혜 총 1.3조원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피격 사건 이후 더욱 커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로 악화한 실적을 보완해 왔는데, '트럼프 2.0'이 현실화하면 이러한 혜택이 축소될 수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출처: LG에너지솔루션]

◇ IRA 위협하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

16일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현장에서 총격당한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은 60%에서 70%로 급등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재대결이 사실상 확정된 지난 2월 말 이후 가장 높은 확률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총을 맞고도 일어서서 주먹을 불끈 쥔 트럼프와 아무 일도 없었는데도 넘어진 바이든의 대비된 모습은 너무나 시네마틱하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미국 대선은 사실상 판가름이 났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짚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석 달여 남은 미국 대선 레이스를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는 곳이 바로 국내 배터리 업계다.

IRA 등 입법으로 전기차 전환을 지원했던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시 친화석연료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식 공약 모음인 '어젠다 47'에서 "바이든은 수억 명의 미국인들을 초고가 전기차로 내몰고자 한다"며 "나는 그의 전기차 의무를 종료하겠다"고 말했다.

내연기관 차량 규제가 완화되면 전기차 확산 속도 추가 둔화가 불가피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친환경 산업 지원 법률인 IRA를 전면 폐기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지만, 대통령 고유 권한인 행정 명령을 이용해 IRA를 무력화하거나 관련 기업들에 주어지는 혜택을 상당 부분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현실적으로 의회를 통한 IRA 무력화 가능성은 작다"며 "IRA 집행을 구체화하는 행정 명령을 폐기하거나 세제 혜택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해 IRA 일부 내용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취임 직후 오바마케어 폐지 행정 명령에 서명한 선례를 감안하면, 내년 1월 20일 취임 선언 후 정치적인 퍼포먼스로 IRA 폐지와 관련한 행정 명령이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세종도 "바이든 정부의 핵심 정책인 IRA에 포함된 다양한 친환경 정책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된 공격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출처: SK온]

◇ 국내 배터리 기업 실적 떠받친 IRA

이렇다 보니 현재 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를 받는 국내 배터리 3사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지난 3월 기준 미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 49.7%를 기록하며 일본(32.6%)과 중국(16.4%)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미국은 중국과 유럽 다음으로 큰 전기차 시장이다. 중국은 자국 배터리 업체들의 지위가 공고하고, 유럽도 최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 입장에서 중국의 진출이 어려운 미국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최근 들어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에서 IRA 세액공제의 중요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받은 IRA 세액공제 규모는 약 1조3천억원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북미에서 공격적으로 설비 증설을 진행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현 제도가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세액공제 금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IRA 세액공제 금액 4천478억원을 제외하면 2천5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마찬가지로 세액공제를 빼면 적자였던 1분기와 비교해 AMPC 규모(1천889억원)는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SK온 역시 올해 1분기에는 매출이 급감하며 AMPC가 크게 줄었으나, 지난해 매 분기(472억원→1천198억원→2천99억원→2천401억원) 세액공제 규모가 증가했다.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SK온으로서는 IRA 세액공제가 없었다면 지난해에만 6천억원 넘는 손실이 추가로 쌓일 수 있었던 셈이다.

삼성SDI도 지난 1분기 미국에 위치한 배터리 팩 공장이 IRA 세액공제 적용 대상임을 확인하며 467억원의 AMPC 수익을 처음으로 인식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 기업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단행은 IRA 기대효과에 힘입은 바가 큰데, 트럼프 재집권 시 전면적인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미국 대선 및 의회 선거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세부 시나리오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대규모로 투자한 7개 주의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정부 간 협상이 진행될 경우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그는 우리 정부가 배터리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대선 결과와 별개로 사업 방향성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최근 투자 속도 조절도 정책적 불확실성과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 배터리 기업의 미국 투자 현황

[출처: 산업연구원]

hskim@yna.co.kr

김학성

김학성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