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지난달 말 국채통합계좌가 개통된 이후 외국인의 원화채 듀레이션이 매일 확대되면서 역대 최장 수준을 나날이 경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연합인포맥스 장외 투자자별 포트폴리오 포지션 추이(화면번호 4256)에 따르면 전일 기준 외국인의 원화채 듀레이션은 6.53년으로 집계됐다.
해당 듀레이션은 지난달 27일 유로클리어 등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의 국채통합계좌가 개통된 이후 매일 확대되고 있다.
국채통합계좌 개통일인 지난달 27일에는 6.28년이었는데, 보름여 만에 0.25년이 늘었다.
올해 들어 5년 후반대와 6년 초반대 사이에서 등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세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 원화채 듀레이션 추이
이는 최근 외국인이 국채선물과 국고채 현물 등을 모두 순매수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국채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점과 궤를 같이한다.
금감원 외국인 잔고(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외국인은 우리나라 상장채권 투자 규모를 국채통합계좌 개통 이후 크게 늘리지는 않았다. 지난 12일 기준 251조8천365억원 수준으로 지난달 27일(251조7천723억원)과 유사하다.
다만 그사이에 국고채 잔고는 국고채 3년물, 5년물, 10년물, 30년물 등을 중심으로 1조5천억원 이상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이 크레디트물을 팔고 국고채를 사는 '갈아타기' 투자를 이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특히 국고채 10년물과 30년물을 늘리면서 눈에 띄게 듀레이션이 확대된 셈이다. 30년물의 경우 기본적으로 본드포워드 수요 등에 대응하면서 확대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채통합계좌 개통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원화채 듀레이션이 늘어나는 점은 유의미하다는 시각이다.
여기에는 국채통합계좌 개통으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감이 확대되고, 조만간 편입될 것을 감안해 미리 포지션을 늘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WGBI의 실효 듀레이션이 지난달 말 기준 7.1년인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유인이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점도 외국인의 국고채 장기물 투자를 이끈다.
7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금리 인하 시점 등에 대한 검토 문구가 처음으로 등장했고, 향후 3개월 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금통위원이 2명으로 늘어난 점 등은 외국인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도 7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안정 추세에 많은 진전이 있었던 만큼, 이제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상황이 조성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지금 추세로 보면 외국인은 금리 인하할 때까지, 혹은 인하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국고채를 살 기세다"며 "그 사이 WGBI 편입도 될 수 있으니 일단 미리 사놓을 유인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