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한국물 넘어 해외 시장 겨냥, 이종통화로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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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글로벌 부채자본시장(DCM)으로의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통상 국내 증권사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조차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과 달리, 한국투자증권은 홍콩법인을 기반으로 해외 발행사까지 포섭해 진정한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첫 자사 달러채 발행 업무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와 몽골, 중국, 홍콩 등 해외 기업들의 외화 조달을 뒷받침하고 있다. 프랑스 금융사인 BPCE의 유로화 채권 발행에도 참여하는 등 한국계로는 이례적인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국내 시장 넘어 해외로, 한국계 한계 깼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DCM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19일 발행(납입일 기준)하는 홍콩 전력 회사 'CLP Power(이하 CLP)'의 5억호주달러 규모 캥거루본드 발행물에 코매니저(co-manager)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홍콩 사기업 최초의 공모 캥거루본드 발행이자, 해당 시장에서의 홍콩 기업 최대 규모 조달이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호주계 ANZ와 KDB산업은행이 북러너를, 한국투자증권이 코매니저로 참여했다.
통상 국내 증권사는 해외 DCM 진출 시 국내 발행사가 해외에서 찍는 한국물 등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외에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기업이 국내에서 찍는 김치본드 등을 주관하는 수준이었다. 사실상 아직은 한국계로서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에서 활동하는 데 그친 셈이다.
반면 한투증권은 해외 기업의 외화 발행물에서 성과를 드러내면서 다른 한국계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이 증권사는 지난 1월 몽골 국책 주택금융기관 'Mongolian Mortgage Corporation'의 유로본드(RegS) 발행을 주관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은 2억2천500만달러 규모의 조달에서 도이치방크와 함께 공동 주관사(Joint Book runner)로 이름을 올렸다. 국내 증권사가 몽골 기업의 달러채 발행을 주관한 첫 사례였다.
지난 5월에는 몽골 골롬트은행(Golomt Bank)의 채권 발행(3억달러) 주관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는 중국 'Guotai Junan Holdings'의 4억달러 규모 채권 딜에 북러너로 참여하는 등 아시아 발행 시장에서 역량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성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뻗어나가 기존 한국계 증권사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프랑스 금융사 BPCE의 유로화 채권 발행에서 조인트 리드 매니저(joint lead manager)로 참여했다. 보조 주관사 역할이긴 하지만 프랑스 기업의 유로화 채권 발행물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G3에 호주달러까지…인력 영입 효과 톡톡
통상 국내 증권사는 이종통화 발행시장에서 트랙 레코드를 쌓는 일이 쉽지 않다. 국내 발행사가 토종 IB 육성책의 일환으로 한국물 주관 기회를 주더라도 글로벌 시장의 기본형인 달러채 정도에서 맨데이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BPCE그룹과의 인연과 자사 발행물을 기반으로 G3(달러·유로·엔화) 통화 채권 발행을 두루 경험한 증권사로 자리매김했다. 앞서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이 찍은 1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 발행에서 홍콩법인이 주관사로 참여했다.
이어 홍콩 CLP의 캥거루본드 발행을 뒷받침하면서 호주 달러 채권 이력을 더했다.
한투증권의 활약 배경에는 홍콩법인의 인력 영입 효과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외국계 하우스 출신의 DCM 뱅커를 영입하면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보강했다.
다만 후발주자라는 한계는 여전하다는 점에서 갈 길도 멀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로 발을 넓히면서 한국물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21년 자사의 첫 달러채 발행에서 홍콩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P-CBO) 등의 달러채 발행물에서 북러너 혹은 보조 주관사로 이력을 쌓고 있다.
하지만 한국물 시장 진입까진 아직 쉽진 않은 분위기다. 대부분 리그테이블 상위사를 중심으로 맨데이트를 부여하는 터라 후발주자인 국내 증권사의 진입이 녹록지 않다.
이에 한국물 시장에서는 올해 참여한 발행물 모두 보조 주관사 지위를 맡는 데 그쳐 리그테이블 실적 측면에선 다소 부진한 상태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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