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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리는 금리③] 무색해진 한은의 경고…깊어지는 딜레마

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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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가 거침없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리 하락에 대해 '과도하다'고 직접적인 경고를 내놨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이 임박했단 기대에 시장 금리는 아랑곳하지 않아서다.

한은이 강한 우려를 표한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총재 '기대 과도' 경고…시장은 가던 길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년물 민평 금리는 3.035% 수준까지 내렸다. 지난 2022년 8월 이후 가장 낮다. 당시 기준금리는 2.5%다. 당시는 금리 인상 기이긴 했지만, 현재보다 1%포인트나 낮은 기준금리 때와 시장 금리가 동일한 셈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한은 금통위 당시 3.15%대까지 올랐지만, 곧바로 내림세를 재개했다.

한은이 내놓은 경고가 먹혀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 총재는 지난주 금통위에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 "과도하다"고 직설적으로 언급했던 바 있다.

이 총재는 또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잘못된 기대가 수도권 중심 주택가격과 가계대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다. 시장의 금리 하락세를 제어할 필요성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시장이 전혀 반응하지 않는 배경은 단연코 연준이다. 미국의 6월 물가가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9월 금리 인하는 시장이 100% 확신하는 수준이다.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기대도 50% 수준 부근까지 올라섰다.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데 국내 금리가 내리지 않을 수는 없다는 것이 시장의 냉정한 시각이다.

더욱이 연준이 9월 금리 인하에 나서면 한은도 10월 등 4분기 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인식도 여전하다.

◇주도권 내준 한은…부채·집값 관리 어쩌나

시장 금리에 대한 통화당국의 영향력이 사실상 미미해지면서 한은이 최근 강조한 금융안정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연준의 피벗 기대로 시장 금리가 추가 하락하는 것은 최근 불이 붙은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의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 등 대출 규제 강화도 9월로 미뤄진 상황이다.

국내외 금리가 하락 기조로 전환될 것이란 기대는 집값 상승 기대를 더욱 키울 수밖에 없다.

금융안정 여건이 더욱 악화한 시점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에 돌입하게 되는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나면 한은도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한은의 발언 수위가 8월 금통위부터는 다시 톤다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권사의 트레이딩 헤드도 "금리 인하가 임박한 국면이고 이런 시점에는 통상 시장이 오버슈팅 한 이후 이를 통화당국도 추종하게 된다"면서 "주택가격과 가계부채는 통화정책이 아니라 금융당국의 규제나 미시적인 금리 조정 등 다른 수단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항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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