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證 사적화해 결정…가지급금 제시한 KB證도 "검토 중"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영국 그린에너지 펀드의 환매중단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피소된 판매사를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했다.
17일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주 KB증권·신한투자증권 등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위반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는 펀드 투자자들이 KB증권 등 판매사를 고소한 지 1년4개월여 만에 내려진 조치다.
검찰은 증거가 불충분하고 판매사의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그린에너지 펀드는 2018~2019년 설정돼 영국의 한 폐기물 소각 발전소를 신규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할 목적으로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판매됐다. 운용은 포트코리아자산운용과 웰브릿지자산운용(옛 라임자산운용)이 맡았다.
건설을 맡은 업체의 경영 악화로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2022년 6월 만기를 앞두고 펀드환매가 중단됐다. 펀드환매 중단 규모는 480억원 상당에 이른다.
문제가 된 펀드는 구체적으로 웰브릿지 영국 그린에너지 펀드 1호(판매 당시 이름은 '라임 영국 그린에너지 펀드 1호'), 포트코리아 그린에너지 펀드 2~4호 등 총 4개다.
이 가운데 2호만이 신한투자증권(판매규모 약 180억원)에서 판매됐고 나머지 펀드는 KB증권(약 300억원)에서 팔렸다.
총 투자자 130여명 가운데 28명은 펀드판매 과정을 문제 삼으며 지난해 3월 KB증권·신한투자증권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투자자들은 투자대상 대출이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았는데도 판매사 측이 "보험에 가입돼 있어 원금이 보장된다"는 취지로 거짓설명해 펀드를 판매했다고 주장해왔다.
1년4개월여 간의 수사 끝에 검찰이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형사사건은 일단락됐지만, 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여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측 법률대리인은 "불기소결정 이유를 살펴본 뒤 대응방안을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검찰 수사와 별개로 올해 초 투자자들과의 사적화해를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사적화해에 동의한 투자자들이 일부이고 투자자마다 배상금액은 다르지만, 사적화해 금액은 투자원금의 50%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적화해는 금융사와 투자자가 소송으로 가지 않고 합의를 통해 배상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신한투자증권이 사적화해에 나서면서 실제로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회사 측은 투자자보호를 위해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가 입은 손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후에 보전해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위법행위 여부가 불명확한 경우 사적화해의 수단으로 손실을 보상하는 행위를 예외로 인정한다.
KB증권은 펀드 환매중단으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유동성 자금을 지원하는 취지에서 지난해 상반기 가지급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가지급금을 지급받은 투자자는 자금 회수 시 판매사와 최종 정산한다. 이미 지급한 펀드 분배금과 유동성지원금액을 합하면 투자원금의 50~55% 정도를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같은 펀드 판매를 두고 KB증권의 대응이 사적화해에 나선 신한투자증권에 비해 안이하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KB증권 관계자는 "KB증권은 환매지연으로 불편을 겪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지난해 상반기 선제적으로 유동성 지원을 실시했다"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투자금 회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사적화해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연합뉴스 자료사진]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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