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에 계열사 합치면 '쪼개기 상장' 부정적 효과 확대
2021년 SKIET 상장에 SK온도 2028년까지 상장 예고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이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사업 재편의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사업부 물적분할 후 동시상장이 SK이노베이션의 주가 하락 요인으로 반영됐는데, 기업공개(IPO)를 예고한 SK온에 다른 계열사들을 합병하면 이러한 부정적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출처: SK이노베이션]
17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SK E&S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이와 별개로 자회사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의 합병도 확정했다.
이는 SK온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투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SK온을 구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약 5천74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원유 및 석유제품 트레이딩 자회사다.
탱크터미널 사업을 하는 SK엔텀은 올해 1월 SK에너지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됐는데, 신설 당시 자본총계 8천606억원에 부채비율이 10%에 불과한 우량 기업이다.
양사 모두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IPO가 예정된 SK온에 알짜 계열사들을 합병하는 것을 두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가뜩이나 SK이노베이션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SK온이 상장하면 모자회사 동시상장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가 큰데, SK온에 다른 계열사가 더해질 경우 할인 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법 전문가는 "상장을 전제한 회사에 100% 자회사들을 합치는 것은 결국 물적분할 후 상장의 범위를 점점 키우는 것과 같다"며 "기존 주주들의 손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의 이익을 포함하는)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그간 사업부 물적분할 후 상장 추진으로 인한 지분가치 하락을 겪어왔다.
지난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은 소재사업을 물적분할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361610]를 신설했다.
이후 SKIET는 2021년 5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중복으로 상장된 자회사가 영위하는 배터리 분리막 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게 되면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같은 해 10월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와 석유개발(E&P) 사업을 각각 물적분할해 SK온과 SK어스온을 설립했다.
대규모 설비투자(CAPEX)에 나선 SK온은 2022년 12월부터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외부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반년 만에 약 2조8천억원의 자본성 자금을 조달했다.
이때 SK온은 FI들에게 2026년 말까지 일정 기업가치 이상으로 상장을 완료한다는 적격기업공개(Q-IPO)를 약속했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자들과 협의해 최대 2028년까지 IPO 시점을 미룰 수 있는 조건을 포함했다.
기한 내에 Q-IPO가 성사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일정 수익률을 더해 상환을 요구하거나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해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온 지분까지 함께 묶어서 매각에 나설 수 있다.
이렇다 보니 SK이노베이션은 2028년까지는 어떤 일이 있어도 SK온 상장에 성공해야 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현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은 지난 4월 구성원들과 만나 "SK온 상장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향후 SK온의 IPO 검토 시 성장을 위한 재투자와 주주 환원을 위한 특별 배당 등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2021년 2월 30만원을 웃돌기도 했으나 2년 5개월 만인 이날 3분의 1 수준인 11만9천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이은 자회사 동시상장이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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