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정치적 가을'은 불안 요인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7월 통화정책회의 결과 금리 동결에 이어 오는 9월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ECB는 이날 정책금리 중 시장이 주목하는 예금금리를 3.75%, 주요 정책금리를 4.25%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됐다. ECB는 지난 6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며 4년 9개월 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시장에선 선진국 중에는 캐나다가 이달에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8월에는 영국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9월이냐 12월이냐"…ECB 내 의견 엇갈려
ECB는 이날 한국 시각으로 오후 9시 15분에 결정 내용을 발표하고, 9시 45분부터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 판단의 이유와 경기 및 물가 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라가르드 총재를 비롯한 ECB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보였지만, 물가 2%로의 진전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데이터를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7월 금리 동결을 확신하고 있다.
현재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9월 회의 금리인하 확률을 80%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특히 9월 회의는 분기별 물가 및 경기 전망을 수정하는 중요한 회의로 ECB는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판단하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태세다.
유로존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5%로 3개월 만에 소폭 둔화됐다. 다만 2월 이후 5개월 연속 2%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인건비에 민감한 서비스업은 2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시장은 9월과 12월 연내 두 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ECB 내부에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ECB 내 비둘기파로 통하는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는 "연내 2차례의 금리인하가 타당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반면, 가브리엘 마크루프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 등 신중한 매파는 연내 1차례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덴마크 은행 단스케방크의 피에트 크리스티안센 수석 애널리스트는 "노동시장의 강세와 끈질긴 인플레이션 기조, 유럽 경제의 회복세에 비추어 볼 때 9월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며 추가 금리인하 시기가 12월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치적 가을'은 불안 요소…유럽·미국 정치 불확실성
한편 유럽과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향후 금리 인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월 정책 결정에 있어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프랑스 금융시장 혼란 ▲미국 대통령 선거의 정치적 리스크 등 3가지 악재를 꼽았다.
다음 ECB 통화정책회의가 오는 9월 12일이고, 재정 확대를 내세운 좌파 연합이 선거에서 압승한 프랑스는 같은 달 20일까지 유럽연합(EU) 집행기관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재정 개선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지만, 프랑스 의회는 어느 정당도 단독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교착 상태다.
재정 규율이 느슨해지면 금융시장에 동요가 확산될 수 있고, 통화정책 운용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가뿐만 아니라 시장 안정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 라가르드 ECB 총재는 프랑스 국채 금리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으로서는 미국 대통령 선거도 무관하지 않다.
현재 미국 대선 판도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승기를 잡은 가운데 실제 당선 시 모든 수입품에 일률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어 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
매체는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관세 등을 통해 물가를 상승시키는 반면, 경기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며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면 ECB는 그러한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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