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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극의 파인앤썰] 긴장감 없는 가계부채 관리

2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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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당국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도권을 위주로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이 가세하면서 가계부채가 단기간에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천115조5천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원이나 늘었다. 특히 지난 4월에 5조원 증가한 데 이어 5월과 6월에는 6조원 이상 급증하면서 증가 폭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만 가계대출이 20조5천억원 늘었다. 이는 2021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주택담보대출로만 6조3천억원 증가했다.

급기야 금융당국도 팔을 걷고 나서는 듯한 모양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가계부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국도 은행권을 소집해 가계부채 속도 조절을 주문하고, 일선 현장의 가계대출 관리실태를 보다 철저하게 살핀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그러나 당국의 말발이 시장에서 제대로 통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서울지역을 위주로 집값이 요동치고 있지만, 여전히 정책당국 수장들의 발언을 보면 긴장감을 찾아보기 어렵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번 정부 들어 가계부채가 꾸준히 줄었다는 발언을 되풀이하고 있고,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값 상승도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작은 등락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렇다 보니 정책 사이에서도 엇박자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애초 이달로 예정됐던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적용 시점을 9월로 2개월 연기했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3단계 시행도 내년 초에서 내년 하반기로 늦춰졌다. 모두 시행을 6일 앞두고 나온 발표다. 서민과 자영업자의 어려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등을 감안한 결정이란 게 당국의 설명이지만, 가계대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양새가 좋지 않다.

신생아 특례대출 등 각종 정책도 마찬가지다. 말로는 가계부채를 잡겠다는 발언을 되풀이하면서 정작 정책금융으로 20조원을 넘는 자금을 풀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자연스럽게 시장에서는 당국의 진짜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저출산 대책이란 이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사실 정책은 의도만큼이나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당국은 집으로 돈을 벌 수 없게 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온갖 부동산 대책을 총동원했으나 결과는 집값 폭등으로 마무리됐다. 그만큼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책은 무엇보다 종합적이면서도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글로벌 시장금리 하락과 맞물려 다시 부동산 투기심리도 꿈틀거리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는 당국의 일거수일투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가격안정의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과거 참여정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말의 성찬이 아니라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취재보도본부장)

eco@yna.co.kr

황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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