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글로벌 금융기관 바클레이스가 한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좋은 시작을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앞으로의 진전은 정치권의 세제 개편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바클레이스는 18일 보고서를 통해 "먼저 나선 기업들이 주주환원을 강화할 전략을 발표해 한국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시작이 좋다"고 평가했다. 다만 "세제가 의미 있게 바뀌어야지 배당 확대 같은 (기업의) 조처가 가능할 듯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 2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지난 5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뒤 9곳(7월 15일 기준)의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 4곳은 자세한 기업 밸류업 전략을 공개했고, 5곳은 관련 전략을 공개할 시점에 대해 알렸다. 선두 주자로 나선 기업은 대체로 금융사거나 시가총액이 작은 소형사다. 비슷한 프로그램을 시행한 일본의 경우 처음 14개월 동안 다양한 업종의 기업 1천354곳이 응답했다.
바클레이스는 일본의 밸류업이 기대를 더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일본 기업은 한국 기업보다 배당성향을 훨씬 더 키울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전 회계연도 대비 한국 기업의 배당성향은 2%P 늘어난 22%로 예상된 반면 일본의 배당성향은 36%에서 42%로 커질 것으로 기대됐다.
바클레이스는 "그럼에도 최근의 자사주 매입과 기업 인수·매각 발표에서 나타난 모멘텀은 한국의 밸류업 노력에 대한 (기업의) 강한 호응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가 개발 중인 밸류업 인덱스에 대해서는 일본의 JPX프라임150 인덱스와 비슷하다고 바클레이스는 평가했다. 다만 밸류업 기업을 담은 JPX프라임150 인덱스가 토픽스 인덱스보다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구성 종목이 더 나은 주주가치를 창출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의 세제 개편은 밸류업 진전에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바클레이스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 장애물은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회"라고 했다. 여야 모두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감세에 관해 야당의 일부 반대가 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7월 말에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국회는 이 방안을 9월부터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스는 "투자자는 감세 계획이 올해 9월부터 어떻게 논의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야당이 대규모의 감세를 승인하지는 않을 듯하다"고 했다.
바클레이스는 비상장사이거나 적자를 내는 기업, PBR이 1배를 훌쩍 웃도는 회사의 경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예컨대 포스코홀딩스는 잠재적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기업이지만, 배당성향이 글로벌 경쟁사와 이미 비슷한 수준이다. LG화학은 단기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을 듯하다고 바클레이스는 분석했다. 배터리와 석유화학 사업의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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