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OCdlD90yO64]
※이 내용은 7월 18일(목)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홍경표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침체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아파트 사업이 차질을 겪는 경우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요.
[홍경표 기자]
부동산 침체 국면에 부동산 PF 조달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이미 분양이 끝난 수도권 아파트 단지도 사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에 사업이 좌초된 아파트 사업은 파주에 위치한 사전청약 단지입니다. 본청약 전에 미리 사전청약이 진행돼서 분양받은 사람이 많은데요. 시행사가 아파트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어서 사업이 취소돼 버렸습니다.
[앵커]
지금 아파트 공사도 시작이 안 된 상황에서 분양은 이미 다 이뤄졌고요. 그런데도 사업 진행은 무산돼 버렸습니다.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기자]
제가 가본 파주 아파트 사업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드리면요. 여기는 경기도 파주 운정3지구 3·4블록에 공급될 예정이었던 아파트 주상복합단지였습니다.
총 944가구 규모로 계획된 이 단지는 2022년 6월 사전청약을 받을 당시에, GTX 운정역에서 약 200m 떨어진 초역세권 단지로 주목받았습니다.
시행사인 DS네트웍스는 당시 총 804가구를 사전청약으로 받았는데요. 하지만 이후 공사비가 급격하게 상승해 사업 여건이 악화하면서 시행사는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고요. 또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토지공사. LH에 토지비도 납부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공공택지에 지어지는 이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분양가를 올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고요. 결국 DS네트웍스는 당첨자들에게 문자로 사업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일을 겪게 됐습니다. 본청약만 기다리고 있던 청약자들은 졸지에 청약 기회를 잃게 됐는데요. 제가 직접 파주 운정3지구에 사전청약을 한 청약자를 만나 좀 더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같이 한번 만나보시죠.
[앵커]
사전당첨자 입장에서는 청약제도를 믿고 정식절차에 따라 집을 구매한 것인데, 일방적인 사업 취소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 것 같습니다. 지금 그런데 파주에서 또 사전청약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지금 방금 이야기드린 파주 운정3지구 3·4블록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파주 운정 3지구내의 다른 블록, 1,2,5,6 블록도 사전청약을 받았었는데요. 여기도 사업이 좌초될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1,2,5,6 블록의 시행사는 인창개발이라는 곳인데요. 인창개발이 현재 토지구입 대금을 미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토지를 1조원이 넘는 금액에 낙찰받아 약 1천314세대를 공급하는 주상복합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창개발은 계약금 납부 이후 중도금을 수년째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PF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조달 금리 상승과 공사비 상승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업황 침체에 주상복합 사업성에도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올해 초 본청약도 미뤄지고 있고 시공사도 선정하고 있지 못해서 3,4블록과 같이 사전청약이 취소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파주 GTX 운정역 근처 사전청약 사업이 줄줄이 좌초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지금 파주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 잇따라 사전청약 사업 취소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수도권 아파트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사전청약 사업 취소가 유행처럼 번지는 분위기입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공급될 예정이었던 주상복합아파트 사업도 취소됐습니다. 리젠시빌주택이 화성 동탄2 주상복합용지에 119가구 규모로 조성하려고 했었고, 2022년 사전청약을 진행했었는데요.
결국 사업을 이끌어가지 못하게 됐습니다.
리젠시빌주택은 "최근 악화되는 부동산 경기와 건설자재 원가 상승 등 불가피한 사유로 아파트 건설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짐에 따라 부득이하게 사업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올해 초에는 심우건설이 인천 서구 가정2지구에 공급할 예정이던 '우미린' 아파트를 2022년 사전 청약을 받은 뒤
전면 취소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위에서 이야기해 드린 사례를 포함해서 사전청약 취소단지 5곳이 나왔고요. 사전청약 가구수는 1천510가구였습니다. 결국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부동산 사업성 둔화와 건설 경기침체, 공사비 상승, 부동산 PF 자금조달 우려 등으로 토지 계약금 정도만 손해 보고 사전청약 사업을 손절하는 흐름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사전청약 사업자들이 사업성이 떨어져서 사업을 접는 것 같은데,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자의적인 사전청약 사업자들의 일방적인 사업 취소에 대응할 방법이 없는 것인가요.
[기자]
지금 앞에서 이야기드린 사례는 민간 사전청약단지입니다. 사전청약이라는 것은 본청약 전에 시공사를 선정하기 전, 착공 전에라도 청약이 가능하여지도록 하는 제도인데요. 사업자가 토지만 확보해도 사전청약이 가능하죠.
민간 사전청약이 도입된 것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8월입니다. 부동산 폭등기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서 공공 분양주택에만 해당되던 것이 민간에도 도입이 된 것이죠.
하지만 민간 사전청약은 사업 취소나 위험으로부터 당첨자를 보호할 장치가 부족합니다. 공공 사전청약은 청약시기가 밀리더라도 공공에서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가려고는 하지만, 민간 사전청약은 사업자가 사업을 취소해버리면 끝인 것입니다.
민간 사전청약은 이 때문에 2022년 10월에 시행이 중단됐습니다. 공공 사전청약도 잇따른 지연 등 제도적 문제점으로 올해 5월 신규 시행이 중단됐고요. 민간분양 사전청약은 공공분양과 달리 청약통장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돼 다른 사전청약은 물론 본청약도 신청할 수 없었습니다.
이 같은 제도의 문제점 때문에 민간 사전청약에 당첨된 사람들도 올해 7월에 다른 아파트에 중복 청약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는데요. 취소된 건에 대해서는 구제책이 마땅치 않습니다.
[앵커]
사전청약 단지가 올해만 5개가 취소되었으나, 지금 이런 분위기면 더 취소될 단지도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현재 사전청약을 받고서 아직 본청약을 진행하지 않은 민간 사전청약 단지는 24곳, 1만2천여가구에 이릅니다.
인천 검단신도시, 영종국제도시, 경기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등에 아직 본청약이 이뤄지지 않은 사전청약 단지가 몰려 있는데요. 이 때문에 안 그래도 부동산 경기 침체에 공급 불안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사전청약 취소가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는 공급 부족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요.
[기자]
국토교통부가 보도설명자료를 통해서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0년 평균 대비 부족하지 않으며, 올해보다 내년에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토부는 주택 공급 지표 중 준공과 착공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택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주택시장 불안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입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홍경표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kphong@yna.co.kr
홍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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