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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주제안에 '블랙록·UBS'가 찬성했던 이유는

2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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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자 "주주제안, 자본배분 정당한 우려 제기"

스퀘어웰, 반대한 국민연금에 "거버넌스 개선 역할 의문"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김경림 기자 = 지난 3월 삼성물산[028260] 정기 주주총회는 행동주의 측면에서 가장 주목 받은 행사였다.

삼성물산은 올해 주주제안이 주총 안건에 오른 국내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이 최대일 뿐 아니라 국내 1위 재벌인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이기 때문이다.

당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삼성물산의 주가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배당을 확대하고 자기주식을 매입하라는 주주제안에 대거 찬성표를 던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주주제안 찬성한 글로벌 큰손들

19일 영국의 의결권 자문사 스퀘어웰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삼성물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외 대다수의 의결권 자문사는 주주환원을 확대하라는 주주제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시티오브런던(CLIM) 외 4곳의 행동주의 펀드는 지난 2월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4천500원(이사회 안은 1주당 2천500원)으로 인상할 것과 5천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할 것을 제안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행동주의 펀드가 제안한 주주환원이 경영에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반대를 호소했다.

알리 사리바스 스퀘어웰파트너스 파트너는 "삼성이 국내 시장에서 상징적인 만큼, 삼성물산에 대한 캠페인은 지속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투자자의 실망과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은 행동주의 펀드의 손을 들어줬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총주주수익률(TSR)은 마이너스(-)로 코스피를 밑돌았다"고 지적하며 주주제안 찬성을 권고했다.

ISS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글래스루이스도 이와 의견을 같이했다.

국민연금과 뱅가드그룹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관투자자 역시 주주제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주주제안에 찬성한 투자자는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와 블랙록, 피델리티인터내셔널, 아문디, 슈로더, 리걸앤제너럴(LGIM),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골드만삭스자산운용, JP모건자산운용, UBS글로벌자산운용 등이다.

당시 블랙록은 "주주제안이 주주의 이익에 가장 잘 부합한다"고 평가했으며, NBIM은 "효과적인 이사회와 주주 보호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주주제안에 찬성했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은 "삼성물산의 탄탄한 재무상태와 개선 중인 영업실적, 강력한 현금흐름 창출력을 감안할 때, 배당 인상과 자기주식 매입에 대한 주주제안을 지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슈로더도 마찬가지로 "삼성물산의 주가 할인을 고려해 주주제안을 지지한다"고 했고, LGIM은 "반대자(주주제안자)는 삼성물산의 부적절한 자본배분에 대해 정당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짚었다.

[출처: 스퀘어웰파트너스]

◇ 국민연금,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다른 선택

반면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로 삼성물산 지분 7%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주주제안에 반대했다.

유수의 의결권 자문사들이 주주제안 찬성을 권고했고 대다수 기관투자자 역시 이 같은 판단을 따랐지만, 국민연금은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배당 확대에 대해서는 이사회 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봤으며, 자기주식 취득은 규모가 과다하다며 반대했다.

이를 두고 스퀘어웰파트너스는 "국민연금이 한국의 거버넌스 관행을 개선하는 데 수행하는 역할에 대해 다시금 의문을 갖게 했다"고 평가했다.

사리바스 파트너는 "일본에서는 일본공적연금(GPIF)의 스튜어드십 모델이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며 "GPIF는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지 않고 외부 운용사에 위임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기업 밸류업'을 추진하는 시점에 국민연금이 경영진에 친화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것은 정부와 엇박자를 내며 개혁 동력을 약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NBIM처럼 투명하거나 GPIF같이 외부 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활동은 정치적 어젠다를 갖거나 특정 그룹과 총수 일가를 편애한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국민연금이 상장사 가치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행동주의 펀드에 직접 출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 바 있다.

결국 삼성물산에 대한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은 주주총회에서 23%의 찬성표를 얻는 데 그치며 부결됐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가와 우호 관계에 있는 KCC, 국민연금 지분을 제외하면 61%의 찬성률로 주주제안이 통과됐을 것이라고 스퀘어웰파트너스는 분석했다.

사리바스 파트너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확인된 주주제안에 대한 폭넓은 지지를 고려하면 더 넓은 주주 층에서 삼성물산과 물밑으로 접촉하려 할 것"이라며 "만약 주주들이 삼성물산 이사회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이들의 실망과 반대가 사라질 것이라고 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결과를 보면 삼성물산이 기관투자자들과 장기적인 전략을 소통하는 데 있어 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올해 삼성물산 정기주주총회 주주제안 개표 결과 분석

[출처: 스퀘어웰파트너스]

hskim@yna.co.kr

kl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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