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산업은행채(산금채) 등 특수은행채(특은채)를 꾸준히 순매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특은채를 활용한 재정거래 등 포지션의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평가했다.
은행채의 스프레드가 역대급으로 좁혀지는 등 추가 강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기준금리 인하를 앞둔 시점에 국채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중이란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 2주간 약 1.4조 특은채 순매도…이례적 움직임
연합인포맥스 채권 외국인투자자 종합(화면번호 4668)을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0일부터 지난주말까지 총 1조3천850억원어치 금융채를 순매도했다. 거의 매일 순매도 물량이 출회됐다.
외국인들이 매도한 금융채는 모두 산금채와 수출입은행채권, IBK기업은행 채권 등 특은채였다.
이 기간 외국인 보유 금융채 잔액도 8조5천억 원에서 6조9천억 원으로 1조6천억 원까지 줄어들었다.
외국인이 보유한 금융채를 만기가 아니라 중간에 청산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외국인의 금융채 보유 규모는 2022년 말 약 21조원대까지 증가했다가 전일 7조원 내외 수준까지 줄었지만, 순매도가 기록되는 거래일은 거의 없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특은채를 활용했던 재정거래 포지션을 언와인딩 하는 중으로 보인다"면서 "스와프베이시스가 이전에 비해 상당폭 좁혀진 상황이라 큰 이익을 얻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정거래 포지션의 수익을 가늠할 수 있는 스와프베이시스(라이보 기준)는 3년물 기준으로 2022년 10월 -80bp 수준까지 확대됐다가 최근에는 -15bp 내외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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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 인식도 작용…국채로 갈아타기
금융채 등 크레디트물이 더 강세를 보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외국인의 순매도 배경으로 풀이된다.
상반기는 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크레디트물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전반적으로 신용 스프레드가 이례적으로 좁혀졌던 바 있다.
국고채와 산금채 3년물 스프레드도 최근 12bp 내외 수준까지 좁혀졌다. 연초에는 30bp 수준이었다.
하반기에 신용물이 추가로 강해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회사채 초과프리미엄으로 측정한 시장의 투자심리는 위험선호 수준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우량물을 중심으로 신용스프레드의 추가 축소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반기 중 은행채 등 우량 신용물의 발행이 늘어나는 등 수급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외국계은행 딜러는 "크레딧이 상반기보다 더 강해지기는 어려운 반면 국채는 한은의 금리 인하와 함께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외국인도 크레딧을 줄이고 국채로 갈아타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의 빠른 국채 금리 하락이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변경을 더 자극했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국채선물 매수 중심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한 가운데 국채를 담지 못한 국내 기관의 우량 신용물에 대한 니즈가 강할 것"이라면서 "포지션을 넘기기에 유리한 상황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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