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수익구조 확인 소홀히해…투자자보호의무 위반"
"미회수 투자금의 30%인 27억원 배상"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NH투자증권이 해당 펀드에 100억원을 투자한 HLB생명과학에 27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수익구조의 문제점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펀드를 판매했다며 투자중개업자로서 투자자보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22일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판사 최정인)는 HLB생명과학이 NH투자증권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이달 12일 원고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HLB생명과학은 2020년 4월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에 100억원을 투자했으나 이후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옵티머스 크리에이터펀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았으나 정작 투자금은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사건은 1조3천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태로 번졌고 당시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2년 대법원에서 징역 40년이 확정됐다.
HLB생명과학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돼 안정적이고 이율도 괜찮다'는 NH투자증권의 허위설명을 듣고 펀드에 투자한 것이라며 2020년 6월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HLB생명과학의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NH투자증권이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자로서 설명의무 등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은 맞다고 봤다.
재판부는 "수천억원 규모 시리즈 펀드 자산의 대부분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편입해 수익을 얻는 구조는 실현불가능했다"며 "피고(NH투자증권)는 상품승인소위원회에서 '매출채권 간접인수 구조가 명확하지 않다', '자회사가 사채를 발행해 매출채권 대금을 자회사에 지급하는 구조가 문제가 없는지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는데도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품 판매를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의 전문성에 비춰봤을 때 투자제안서의 투자계획 자체만으로도 수익구조에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는데도 투자중개업자에게 요구되는 검토·확인을 소홀히 했다"며 "원고에게 운용사의 자료에만 기초한 설명을 했을 뿐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설명과 정보제공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손해배상금을 미회수 투자금(90억원)의 30%인 약 27억원으로 제한했다.
옵티머스 펀드 사태는 투자자와 금융기관을 속인 사기 사건으로, NH투자증권에 중대한 귀책사유가 없는 데다가 HLB생명과학의 과실이 어느 정도 인정됐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원고(HLB생명과학)는 모회사(HLB)와 옵티머스자산운용 사이의 계열사 인수 과정에서 나온 협의를 통해 펀드가입을 하게 됐다"며 "전문투자자로서 100억원이라는 거액을 상당한 투자 위험이 수반되는 펀드에 투자하면서 투자 적합성과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HLB는 옵티머스 펀드 판매와 관련해 NH투자증권뿐만 아니라 하이투자증권을 상대로도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8월 일부승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하이투자증권이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한 점을 인정하고 총 투자금 300억원 중 30%인 90억원을 HLB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이투자증권과 HLB의 소송은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NH투자증권 제공]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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