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국제예탁결제기구(ICSD) 유로클리어그룹의 필립 로렌시 상품 전략·혁신 총괄은 국채통합계좌 개통이 FTSE러셀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낼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편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국채통합계좌를 통해 국채와 통안채(통화안정증권)를 활용한 담보 거래가 글로벌 투자자들에 의해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국제 투자자들에게 한국 채권시장의 매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22일 로렌시 총괄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연합인포맥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로클리어 전반의 제품 전략을 총괄하고 있으며, MD(Managing Director)이자 유로클리어 경영 위원회(Extended Management Committee)의 위원이다.
연합인포맥스는 유로클리어 상품 전략 부문의 총책임자인 로렌시 총괄을 비롯해, 이사벨 델로르메 상품·전략 확장 총괄, 자닝 리 아시아·태평양 지역 CPO(최고상품책임자) 등을 만나 한국의 국채통합계좌와 WGBI 편입 가능성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
유로클리어
◇ 韓 국채 국제화 시나리오…국채통합계좌→WGBI 편입 및 KTB 담보 활성화
로렌시 총괄은 "WGBI 편입을 가능케 하는 데에 유로클리어 계좌 개통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WGBI 편입까지 완료되면 더 많은 기관 투자자, 특히 패시브 지수 추종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으로 막대한 자금 유입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로클리어는 지난달 27일부터 한국 예탁결제원(KSD)과 국채통합계좌를 개통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로렌시 총괄은 특히 국채통합계좌를 통해 이뤄질 글로벌 투자자의 국채 담보 거래를 국채 국제화의 중요한 지점으로 꼽았다.
그는 "유로클리어의 국채 통합 계좌가 개통되면서 한국 국채와 통안채를 활용한 담보 거래가 다수 이뤄질 것이다. 담보 거래는 더 많은 유동성을 창출하기 때문"이라면서 "국채통합계좌 개통과 담보로써 국채의 더 많은 활용과 함께 시장 접근성이 크게 강화되고 WGBI 편입으로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국채통합계좌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한국 등 현지의 보고 의무를 충족하면서 거래의 결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국채통합계좌를 통해 거래하면 유로클리어 측에서 대신 당국에 거래 내용을 보고해주기 때문에 분리된 계좌를 갖고 투자하는 것보다 편리하다.
로렌시 총괄은 "유로클리어 계좌가 있으면 글로벌 투자자는 다른 어떤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주식 등 다른 자산을 거래하듯 국채 거래 자체가 쉬워진다. 거래를 위한 기본 정보만 유로클리어에 전달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델로르메 총괄은 "한국 국채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했을 때 담보 거래에 대한 수요가 높다"면서 "유로클리어의 3자 담보 거래 창구(highway)에서 담보로 사용되는 증권 중 20%가 아시아 시장 증권"이라고 말했다.
국채 통합계좌 개통으로 발행자 입장에서도 차입 비용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언급됐다.
한편 유로클리어는 국채통합계좌 출시 전부터 한국 국채에 대한 세계 시장의 많은 수요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델로르메 총괄은 "한국의 국채통합계좌를 개통하기 전부터 30곳 이상의 기관이 관련된 비과세 서류를 제출했다"면서 "그만큼 한국 채권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 韓 채권시장 발전하려면…원화 유동성·보고 의무 완화 '중요'
한국 채권시장의 개선할 점에 대해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비과세 과정 ▲전자 거래의 개선 필요성 ▲장기 국채 유동성 ▲복잡한 보고 의무 등이 꼽혔다.
로렌시 총괄은 "외국인 투자자를 더 유치하기 위해선 비과세 과정에서 단순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한국 국채 거래는 마켓 액세스, 트레이드 웹 같은 전자 거래 플랫폼보다는 여전히 음성 거래 등에 의존하고 있다. 추가로 개선될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특히 원화의 제한적인 유동성이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아쉬운 지점이라고 언급됐다.
리 CPO는 "원화는 다소 제약적인 통화다. 외환 거래의 보고 의무는 기관에 부담"이라면서 "원화 유동성을 원활하게 하고, 보고 의무를 줄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화의 경우 일본 밖에서 자유롭게 환전할 수 있는 통화이며 외환 거래가 자유롭지만 한국에서는 원화 역외거래 시 일정한 신고 의무가 따른다"며 "원화가 좀 더 국제화되려면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 확대를 위한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지난 2009년에도 국채통합계좌 개통과 WGBI 편입을 추진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급속한 원화 절상으로 인해 무산시킨 적이 있다. 이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생각은 어떨까.
리 CPO는 "이번에도 이런 국채통합계좌 개통 등의 행동이 얼마나 오래갈지 모른다는 외국인 투자자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2009년 당시에는 한국 시장이 국제화될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한국 경제가 많이 강해졌다. 정부 역시 외국인 자금 유입에 준비가 잘 돼 있고 통화 변동성도 좀 더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을 자유화(liberalize)하는 것이 장기 전략적 방향에 가까우므로, 이는 앞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신뢰를 한국 정부가 쌓아 나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델로르메 총괄은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자금, 특히 실물 자금(real money) 운용사의 투자금이 들어오면 환율 안정화에 도움이 되고, 국채 시장도 장기 투자자 위주로 유입되며 이익이 된다"면서 "일시적인 환율 불안정성 때문에 시장 개방성을 되돌리면 투자자 신뢰도는 저하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들은 한국 정부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를 높이 평가했다.
델로르메 총괄은 "한국 정부는 특별 조치를 마련해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 거래 접근성을 높이고 거래 편의성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당국이 원화 유연성을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어 한다는 방향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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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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