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이 바라보는 올해 국내외 증시 전망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옥죄는 가운데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주가의 고점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증시 상승동력이 다소 힘을 잃은 모습이다.
김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반등의 열쇠는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쥐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에서 매크로 시황을 담당하는 김 연구원은 2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초 이후 코스피가 주요국 증시에 비해 부진한 이유에 대해 "직관적으로 봤을 때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최근 1년간 삼성전자는 18%가량 오른 반면, SK하이닉스는 80%가까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가에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반영되는데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대략 130% 상향조정됐다"며 "반면 삼성전자는 반등 모멘텀이 부족한 '모멘텀 병목 현상'에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2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한다. 앞서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증권가 전망을 훌쩍 뛰어넘은 10조4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DS(반도체) 부문에서만 6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가 조만간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검증)을 모두 통과하고 양산에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38%로 SK하이닉스(53%)보다 낮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모멘텀을 얻어 상승장세를 타게 되면 코스피의 리레이팅(재평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외국인의 기대감을 자극하긴 했지만 지수 전체를 끌어올리지 못한 이유는 외국인 수급 중에 절반은 반도체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인 밸류에이션(가치)을 살펴봐도 국내 증시는 선진국이나 신흥국에 비해 저평가 돼있다"며 "하반기 코스피는 2,800선을 들락날락하며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전자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코스피의 움직임도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11월 미국 대선'이라는 초대형 변수는 증시의 걸림돌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한 데 이어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히며 미국 대선판은 격랑에 빠졌다.
김 연구원은 "현재로선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재집권을 하게 되면 기존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등이 엎어지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국내 2차전지 산업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AI 업종은 공화당·민주당 후보의 대선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봤다. 특히 AI 수요 급증으로 전력 소모가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 등 AI 관련 인프라 산업이 활발히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AI 랠리에 따른 정보기술(IT) 섹터의 과열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S&P500지수에서 IT 섹터 비중만 놓고보면 닷컴버블 당시(34%)의 수치와 근접한 수준"이라며 "IT 중에서도 반도체는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여러 기술적 지표가 역사적 고점에 있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상승세를 주도한 대장주 엔비디아에 대해선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앞으로 상승 여지가 있는 것은 맞지만, 일단 '건강한 조정'은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실적 성장세는 둔화할 텐데 8월에 나오는 실적부터는 기저효과가 많이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며 "액면분할 등 주가를 부양할 재료가 모두 소멸된 상태에서 매출 성장세가 지금까지의 주가 움직임을 담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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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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