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매물 대부분 FI가 대주주…"우량 매물은 아니다"
판매 의존도 커지는 GA, 부르는 게 값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보험사와 GA(법인보험대리점)에 대한 인수합병(M&A) 온도차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매물이 쌓이는 보험사의 경우 M&A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GA의 경우 꾸준히 M&A가 성사되고 있다.
대면 판매 채널이 대부분인 보험업 특성상 설계사 조직의 확장은 매출 확대와 직결된다. 최근 보험사의 GA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GA를 향한 보험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면 보험사의 경우 매물별로 인수 가격이나 회계 이슈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GA 비해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매물마다 상이한 걸림돌이 존재해 매각 작업이 힘을 받지 못한다는 평가다.
◇보험사 매물 5곳, 3곳은 흥행 부진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보험사 매물은 5곳이다. 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 동양생명, ABL생명, KDB생명이다. 이 가운데 매각 작업에 어느 정도 탄력을 내고 있는 곳은 동양생명과 ABL생명뿐이다.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 ABL생명이 패키지 인수를 추진하면서 롯데손해보험의 M&A 시계는 잠시 멈췄다. 당초 롯데손해보험 인수 후보였던 우리금융지주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동양생명, ABL생명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손해보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매각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상시매각 체제로 전환했다.
롯데손해보험 매각 변수는 '가격'이었다. 매각가를 두고 우리금융지주와 JKL파트너스의 괴리가 컸다는 평가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 매물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지만, 과도하게 높은 값에 인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대주주 측에서 롯데손해보험에 매긴 몸값은 최소 2조원 수준이었는데 우리금융지주 측이 언급한 자금 여력은 최대 1조8천억원 수준이었다.
[롯데손해보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MG손해보험도 매각 '삼수'에 실패했다.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 등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예비 입찰까지 나섰지만, 본입찰엔 참여하지 않았다.
MG손해보험의 매각 실패 배경으로는 가격보단 재무건정성 리스크가 꼽힌다. 2천억~3천억원의 상대적으로 매각가가 붙은 데다 예금보험공사가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최대 5천억원까지 지원할 예정이지만, 인수 측에서는 이마저도 부담을 느꼈다.
예금보험공사의 지원금을 감안해도 자본적정성을 정상화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MG손해보험의 경과 조치 전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은 42.71%다.
K-ICS 비율은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 등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100%보다 낮다는 것은 일시에 보험금 청구가 발생했을 때 청구액을 모두 지급할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K-ICS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대에 진입하기 위해선 1조원 이상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MG손해보험을 저가로 인수하더라도 향후 투입될 비용 부담이 커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MG손해보험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2곳 모두 사모펀드 운용사인 만큼, 본입찰 전 출자자(LP)와의 이견도 존재했다는 전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 대부분이 재무적투자자(FI) 성격의 주주가 보유한 곳들이 우량한 매물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며 "보험업 자체는 어렵지 않아 우량한 매물이 나올 경우 매각 작업은 당연히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보험사 매물이 흥행하지 못하는 건 복합적인 이유이지만 결국 큰 틀에선 몸값"이라며 "가격이 괜찮으면 재무적인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측면이 많아 섣불리 베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사의 GA 모시기 '뚜렷'…매물도 소수
보험사와 달리 GA는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다. 최근 보험사들은 잇달아 GA를 인수하며 영업 역량 확대에 불을 지피고 있다. 보험 판매 경쟁이 심화하면서 GA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험사의 GA 모시기 현상은 두드러진다. 미래에셋생명은 2021년 말 KGA에셋 지분 14.7%를 인수했다. 2022년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2022년 인카금융서비스의 지분을 매입해 GA 확장에 나섰다.
한화생명의 경우 적극적으로 GA를 인수하고 있다. 2021년 JC파트너스가 인슈어테크에 강점을 보이는 리치앤코의 경영권을 인수했을 때 재원으로 활용한 펀드에 메리츠금융그룹과 함께 LP로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GA업계 6위권이었던 피플라이프를 인수하기도 했다. 최근 iFA가 에인스금융서비스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데, 국내 최초의 독립형 GA간 합병 사례가 될 전망이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GA는 오프라인 판매 채널의 중심이 되고 있어 최근 전략적으로 합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GA 매물도 많지 않고, 매물로 등장하더라도 가격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GA가 복합 금융상품 판매 대리점과 같이 변화할 수 있어 금융지주에서 GA에 투자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가격 조정기가 오면 M&A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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