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최대주주 가능성 높아진 한투지주 규제 등 복잡한 셈법
제3의 최대주주 등장할 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박형규 기자 =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 문제 역시 불거지고 있다.
최대주주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한 카카오를 대신할 주주로는 한국금융지주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지만, 제3의 주체가 나타날 가능성도 열려있는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사법리스크가 마무리되기까지 한참 걸릴 예정인 만큼 미리부터 고민할 이슈는 아니라고 바라보기도 한다.
◇카뱅 최대주주 지위 잃을 위기 놓인 카카오
24일 카카오뱅크 '2023년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최대주주는 1조2천953만3천725주(지분율 27.16%)를 보유한 카카오다.
카카오보다 단 1주만 덜 가지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지분율 27.16%로 2대 주주다. 그 외 주요주주로는 국민연금(5.58%), 국민은행(4.88%), 서울보증보험(3.20%), 케토 홀딩스(2.23), IPB Ltd(2.23%), 모건스탠리 투자펀드(1.64%), 예스24(1.19%) 등이 있다.
전일 새벽 SM 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 시세조종 혐의로 김범수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카카오뱅크의 주주 구성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인터넷 은행 특례법상 대주주가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해 인가 유지 여부를 판정한다.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실시한 바 있다.
만약 카카오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경우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발생하고,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리게 된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일 내 문제를 해결해야 대주주 자격이 유지되며, 그렇지 못할 경우 대주주 자격이 없어지고 6개월 내 대주주 보유 지분 중 10% 초과분을 처분해야 한다.
경영진이 처벌받을 경우 직원과 회사에 함께 책임을 묻는 양벌규정에 따라 카카오 법인에 벌금형 이상이 내려진다면 17.16% 지분을 팔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자연스레 1대 주주가 한국투자증권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카뱅 최대주주 가능성 높아진 한투지주…복잡한 셈법
금융지주법상 증권사는 은행을 직접 소유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국금융지주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카카오뱅크 지분을 사 갈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22년 말 한투증권은 모회사 한국금융지주와 100% 자회사 한국투자밸류운용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을 가져오면서, 카카오뱅크 2대 주주가 됐다.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사가면서 2년 전 한투증권과 한투운용의 거래 방식처럼 진행한다면 한투증권이 지분 매각대금 일부를 다시 배당으로 한투지주에게 넘기게 된다.
이 경우 한투증권의 자기자본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자기자본 2배까지만 발행할 수 있는 발행어음을 15조원 넘는 수준까지 늘린 한투증권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투증권은 모회사와 자회사의 카카오뱅크 지분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모회사 대상 유상증자와 자회사의 배당을 통해 당시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6조3천억원에서 9조원대로 뛰어오른 바 있다.
물론 한투지주로 카카오뱅크 지분을 이전할 때는 매각대금을 현금으로 받고 배당은 최소화하면서, 한투증권은 자기자본 규모를 최대한 유지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비(非)은행지주에서 은행지주가 되면서 자본적정성이나 유동성 관련 규제 수준이 높아지는 점은 고민이 깊어지는 부분이다. 자본 활용에 있어서 제약이 많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NCR에서 BIS비율로 규제가 추가되는 점은 크게 문제가 없을 수 있다. 한투증권의 경우 구NCR 기준 160~170% 수준으로 BIS비율로 단순 치환하면 13~14% 정도다. 대형 5대 지주에게 요구하는 12%를 상회한다.
다만 은행의 스트레스 VaR(최대예상손실액) 규제를 적용받을 경우 파생상품 자기매매 포지션을 많이 가져갈 수 없도록 한 바젤3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게 된다. 예컨대 옵션 상품을 들고 있다면 위기 상황에서 위험액이 가중돼 증권사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 외 유동성 규제 차원의 그룹 기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나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경기대응완충자본제도 등도 자본을 최대로 투입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곤란한 제약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스트레스 VaR 규제가 적용되면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파생상품 비즈니스 비중이 큰 증권사는 충격이 있을 수 있다"며 "NSFR 등은 증권사가 맞추기에는 엄격한 수준이라 5대 은행지주도 부담을 많이 느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제3의 최대주주 등장할 수도
따라서 카카오뱅크 대주주가 되는 걸 피하고자 한투증권이 카카오뱅크 지분 일부를 매각할 수도 있다.
카카오 보유 전량을 가져갈 제3자가 나타나는 경우를 제외하고, 카카오가 처분할 17.16%를 매수하는 측이 1대 주주가 되려면 한투증권도 일부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카카오가 가진 지분을 가져갈 주체로는 인터넷은행에 관심이 많은 사모펀드(PEF)나 다른 금융지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이 떠오를 수 있다.
인터넷은행을 인가할 당시 금융당국이 ICT 기업들의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의 발전을 목표로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ICT 기업이 카카오 지분을 인수해가는 것이 가장 최선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카카오뱅크 회사 자체는 매력적이라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대주주 문제만 빼고 본다면 회사는 괜찮다"며 "10% 이상 성장하는 회사로,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성장세가 좋다"고 말했다.
◇재판 결과 빨라야 2~3년 뒤…당국 "시간 두고 검토해야"
다만 업계에서는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한투까지 직격타를 미치기까지는 최소 2~3년, 최대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바라본다.
한투증권과 한국금융지주 또한 지난해부터 대두된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꾸준히 주시하면서도, 대주주 문제가 본격화되려면 최소 2~3년은 더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진이 구속된 현시점에서도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2~3년 이상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1심 결과가 빠르게 나오더라도 항소와 상고를 거쳐 대법원까지 갈만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에서 최종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는다 해도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팔지 않기 위해 금융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행정소송까지 가면 추가 4~5년은 더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최악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는 않다"며 "최종 판결까지 2~3년 남아있다 보니 깊이 있는 검토를 하기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정기적으로 한다고 해서, 당장 경영진 구속만으로 대주주 부적격이 나올 가능성도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 구속만으로 대주주 부적격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며 "한투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에 대해선 재판 확정판결이 나오려면 시간이 더 걸릴 테니 그때까지 시간을 두고 당국이 검토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촬영 안 철 수] 2024.7.21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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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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