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단 합류에 조달 성사…해외채 경쟁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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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글로벌 부채자본시장(DCM)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 해외 기업의 달러채 발행물을 잇달아 주관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우뚝 서고 있다.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원화채 주관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필리핀 부동산 개발업체의 달러채 발행을 성공으로 이끈 것도 한국투자증권이었다. 필리핀은 물론 몽골과 홍콩, 프랑스 등 각국의 채권 발행을 주관하면서 한국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한투, 'Vista Land' 달러채 조달 주역으로
24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리스트'(화면번호 4022)와 IB 업계 등에 따르면 필리핀 부동산 개발업체 'Vista Land & Lifescapes Inc.'(이하 비스타)는 오는 29일(납입일 기준) 3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를 발행한다. 트랜치(tranche)는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주관사는 DBS와 HSBC,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KIS Asia)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발행물에 북러너(book runner)로 참여해 글로벌 투자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번 발행에서는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비스타는 지난 1월 달러채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섰으나 저조한 투자 수요를 확인하면서 결국 철회를 결정했다. 당시 주관사단은 DBS와 HSBC였다.
이후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로 합류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비스타는 지난 22일 북빌딩 개시 후 1시간도 채 안 돼 4억달러의 주문을 확보했다. 이후 발행액의 두배가 넘는 수요를 모으면서 발행 금리를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인 9.50%보다 12.5bp 낮은 9.375%로 확정할 수 있었다.
비스타는 하이일드 채권이라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시장 유동성이 풍부한 연초 대비 현재 시점은 수급 측면의 이점도 덜하다. 이러한 부담 속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행을 마친 것이다.
국내 증권사가 필리핀 기업의 외화채 발행을 주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월 몽골 국책 주택금융기관 'Mongolian Mortgage Corporation'의 달러채 주관으로 국내 증권사 최초로 몽골 기업의 DCM 업무를 맡은 데 이어 필리핀까지 더해 '최초'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주로 원화 시장에 집중하고 있어 해외 DCM 확장에는 더딘 상황이다. 이따금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의 김치본드, 아리랑본드를 주관하거나 한국물(Korean Paper) 시장 진입에 공을 들이는 정도다.
◇글로벌 DCM 누비는 한투…뱅커 영입 통했다
한국투자증권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1일 프라이싱(pricing)을 마친 홍콩 전력 회사 'CLP Power'의 캥거루본드(호주달러 채권) 발행에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이 보조 주관사 격인 코매니저(co-manager)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홍콩 사기업 최초의 공모 호주 달러 채권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한국계 증권사는 트랙 레코드 부족이라는 한계 탓에 국내 기업의 해외채 주관 업무에서마저 배제되곤 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한국물을 넘어 해외 기업의 외화채 발행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면서 한국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글로벌 DCM 진출은 올해 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1월 몽골 국책 주택금융기관의 유로본드(RegS) 발행을 시작으로 몽골 골롬트은행(Golomt Bank), 중국 'Guotai Junan Holdings' 등의 달러채 발행을 주관했다.
DCM 뱅커를 영입한 효과를 톡톡히 보는 모습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에서 한국물 및 아시아 채권 시장 전반을 담당했던 뱅커가 지난해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전문성과 네트워크가 강화됐다.
몽골과 중국, 홍콩, 필리핀 등 각국 기업의 달러채 발행 업무를 맡게 된 점 역시 그의 영향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프랑스 금융사 BPCE의 유로화 채권 발행에 조인트 리드 매니저(joint lead manager)로 참여해 유럽 DCM 시장 진출을 꾀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역량을 바탕으로 한국물(Korean Paper) 시장 진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2021년 자사의 첫 달러채 발행에서 홍콩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P-CBO) 등의 달러채 발행물에서 북러너 혹은 보조 주관사로 이력을 쌓고 있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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