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강제매각 위기…소송 진행 중
고려저축銀 대주주 유지…유진저축銀 다올에 매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으로 촉발된 카카오뱅크 매각설을 계기로 과거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저축은행 사례에 이목이 쏠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져 금융사가 강제매각 수순을 밟았던 사례는 상상인저축은행·고려저축은행·유진저축은행 등이 있다.
이들 사례 대부분은 대주주가 형사처벌을 받거나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을 받아 대주주 자격을 잃게 돼 지배구조의 큰 변화를 겪었다.
우리나라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을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업권별 개별법에 따라 규율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를 둘러싼 대주주 적격성 논란은 지난해 김 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수사를 받을 때부터 불거졌다.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라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인터넷은행의 지분 10%를 넘게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금융위원회가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하고 기한 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6개월 내 대주주 보유지분 중 10% 초과분을 처분하라는 주식처분 명령을 내리게 된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의 최대주주로 지분 13.27%를 보유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혐의가 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되고 양벌규정으로 이미 기소된 카카오 법인마저 벌금형을 받으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보유지분 중 10%만 남기고 나머지(17.16%)를 처분해야 하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물론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최소 3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가 주식처분 명령은 어디까지나 금융위의 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카카오뱅크의 지분 매각을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악을 가정해 강제지분 매각 명령이 내려져도 적절한 매수자를 찾기까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혹은 소송도 갈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나게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주주의 위기는 기업 전반의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주요 변수인 만큼 시장은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5년 전 불거진 대주주 리스크로 계열 저축은행을 강제매각할 위기에 놓인 상상인그룹은 금융위를 상대로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주식처분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해 1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상상인은 2019년 신용공여 한도를 초과한 불법 대출 혐의 등으로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을 받으면서 100% 자회사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대주주 자격을 잃었다.
지난해 금융위는 계열 저축은행의 지분을 매각해 지분율을 10%로 낮출 것을 요구했으나 상상인 측이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강제매각 절차가 일시 중단됐다.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는 불법대출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까지 받다가 2020년 7월 구속된 상태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유 대표는 상상인 지분 22.4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고려저축은행은 최대주주의 범죄 행위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으나 소송 끝에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게 된 사례다.
고려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2019년 6월 대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징역 3년을,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6억원을 확정받았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이 전 회장이 보유한 고려저축은행 지분을 처분해 10%로 아래로 낮추도록 명령했으나 이 전 회장은 이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승소가 확정됐다.
법원은 이 전 회장의 범행 다수가 대주주 적격성 유지 심사제도가 시행된 2010년 9월 이전에 행해져 이를 문제 삼아 제재할 수 없다고 봤다.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게 된 이 전 회장은 현재 고려저축은행의 지분 30.50%를 차지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유진그룹은 유진기업이 레미콘 가격 담합에 따른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가 적발되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알짜계열사인 유진저축은행을 2021년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에 매각했다. 이후 유진저축은행의 사명은 다올저축은행으로 바뀌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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