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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세연의 프리즘] 'Buy Korea'와 'Again Buy Korea'

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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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바이코리아(Buy Korea) 펀드로 국내 펀드시장에 주식형 펀드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현대증권.

당시 이익치 회장이 이끌던 현대증권은 현대투신운용(현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바이코리아 펀드를 "저평가된 한국을 사라"는 슬로건아래 판매해 출시 3개월여 만에 12조원을 끌어모았다. 이 회장은 3년 내 100조원 달성이라는 장밋빛 그림도 그리기도 했다. 금 모으기 운동에 비견될 정도로 화제가 돼 매국적이고 반국가적인 바이코리아 펀드를 펀드 상품 명칭으로 승인해준 것이 부당하다는 펀드 명칭 취소소송이 일기도 했다.

이 바이코리아를 계기로 업계 12위권이던 현대증권은 최정상에 오른다.이렇게 금융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현대증권이지만, 모회사 부침에 오랫동안 매각에 시달리며 유무형의 타격을 받다 KB금융지주의 품으로 넘어가게 됐다.

지금의 KB증권이 전신 현대증권의 Buy Korea를 다시 들고나왔다. "다시 한번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미래에 투자하자"는 메시지로, 슬로건은 '다시, 대한민국 그리고 모두와 함께'

이익치 회장이 바이코리아를 외치던 때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막 확대되기 시작했던 시기였다. 우리나라 증시 개방은 1992년부터 시작이지만, 전면 개방은 1999년부터였다. 1999년은 바이코리아 펀드가 절정을 이루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사자'가 물밀듯이 밀려오던 때였다. 은행밖에 모르던 국민들은 바이코리아를 통해 주식형펀드라는 데 눈을 뜨기 시작했다. 코스피 대세상승기와 맞물려 펀드 투자는 국민 재테크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2000~2008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설정액은 폭증했다.

KB증권이 어게인 바이코리아를 외치는 지금은 대폭 늘어난 개인 직접투자자가 특징이다. 코로나19 이후 손안의 주식거래, MTS로 무장한 젊은 개인투자자가 대거 유입됐다. 2023년 말 기준 한국의 개인투자자는 1천415만명을 상회한다.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주식투자를 하는 셈이다. 증시의 대규모 수급 주체로 떠올랐고, 시장에서 간과할 수 없는 대상이 됐다.

마침 밸류업 프로그램이 가동됐고, 정부는 세법과 상법 개정으로 정책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역동경제 로드맵 중 주식 투자 관련 내용은 많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한국을 사지 않는다. 쪼개기 상장, 불합리한 합병비율 등에 뒤통수를 세게 맞은 국내투자자는 삼성전자보다는 엔비디아를, 국장보다는 미장에 열을 올리는 게 현실이다. 국내 주식을 팔고 미국 증시에 몰려가 뱅가드 S&P500'(VOO),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 등 미국 ETF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한다. 서학개미는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20~30대가 주축이다.

실제 1994년 7월 일반투자자의 외화증권 직접투자가 허용된 이후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 주식투자자는 계속 늘었다. 직접투자를 시작할 당시 약 18만 달러 규모에 불과했던 해외주식 투자규모는 올해 1천250억 달러로 성장했다. 반면 국내증시 거래대금은 박스권에 머무르고, 주식투자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엔화 약세의 주범으로 일본 가계의 해외투자 폭증을 들 만큼, 이웃나라의 해외 주식 쇼핑 역시 많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투자가 먹히던 시대는 지났다. 이미 냉혹한 투자이민 시대도 왔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투자이민을 위해 한국을 찾는다. 얼마 전까지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25조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일본의 밸류업에서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이 그 대안으로 찾은 곳이 우리다. 국내 투자자가 비운 자리를 어느 누구보다 돈에 밝은 글로벌 투자자가 채우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가이익비율(PER), 주가순자산배율(PBR) 등 주식시장이 국내 기업에 부여하는 밸류에이션은 박하다. 주주환원이나 지배구조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지적하는 부분이 조금만 개선된다면 일본처럼 빠르게 제대로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20여년 전 떠들썩했던 '저평가된 한국을 사라'던 외침은 지금도 유효하다. 어게인 바이코리아가 크게 일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눈높이에 맞는 정밀한 영점조준이 필요하다. (투자금융부장)

sykwak@yna.co.kr

곽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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