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종속기업투자이익 4조8천억원 인식
회계처리 적절한지 논란…증선위, 고의 분식회계 결론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혐의 사건 2심 재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부각될 것으로 진단됐다.
회계사기 논란에서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한 게 적절한지,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하는 게 적절한지 등이다.
이 같은 변경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정가치로 평가해 종속기업투자이익 4조8천억원을 인식한 걸 두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 삼성바이오에피스, 종속기업이냐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이냐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중심으로 불거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상업화를 위해 미국 바이오젠과 함께 설립한 회사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0대 50 합작을 제안했으나 바이오젠은 초기 위험부담에 15% 지분투자와 콜옵션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2012년 말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삼성바이오로직스 85%, 바이오젠 15%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처리했다. 2015년에 지분법적용투자주식으로 변경했다.
이런 변경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종속기업투자이익 4조5천436억원을 인식했다. 그 결과 2011년 설립 이후 적자를 지속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순이익 1조9천4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회계처리를 두고 논란이 확대됐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2018년 11월 회의에서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대표이사와 담당임원 해임 권고, 과징금 부과, 감사인 지정,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또 회사 재무제표를 감사하면서 회계감사기준을 위반한 회계법인과 소속 공인회계사를 대상으로 과징금 부과, 감사업무 제한, 직무정지 건의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당시 증선위는 연결대상 범위 관련 회계처리 오류를 지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2014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판단하고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합작계약에 따라 2012년부터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지배했다고 판단했다.
증선위는 신제품 추가, 판권 매각 등에서 바이오젠이 보유한 동의권 등을 감안할 때 계약상 약정에 따라 지배력을 공유한다고 봤다.
또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즉 잠재적 의결권이 경제적 실질이 결여되거나 행사에 장애요소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배력 결정시 고려해야 하는 실질적인 권리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처리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분법을 적용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회계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계처리는 투자자(삼성바이오로직스)가 피투자자(삼성바이오에피스)에게 어느 정도 강도로 힘을 행사할 수 있는지 등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자가 피투자자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단독으로 할 수 있으면 지배력이 있다고 한다. 이때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다.
회계기준서에서 지배력은 ▲피투자자에 대한 힘 ▲피투자자 변동이익에 대한 노출이나 권리 ▲힘과 변동이익의 연관 등으로 구성됐다고 본다.
피투자자에 대한 힘을 따질 때 투자자가 실질적인 권리를 보유했는지를 살핀다. 또 방어권만 보유한 투자자는 힘을 갖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의결권도 중요하다. 단순히 지분율이 높다고 지배력이 있는 건 아니다. 의결권을 과반수 보유했으나 실질적이지 않으면 힘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둘 이상의 주주가 만장일치에 따라 의사결정하면 공동지배력이 있다고 본다. 내가 의사결정을 할 수는 없으나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상대적으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유의적인 영향력이 있다고 한다. 이럴 때는 지분법 회계를 적용한다.
증선위 지적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2014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대상으로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했다고 반박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85%를 보유했다"며 "이사회도 삼성 4명(대표이사 지명권 포함), 바이오젠 1명으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신제품 추가, 판권 매각에서 바이오젠 '동의권'을 공동지배권으로 봤다"며 "이에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지분법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젠 동의권은 통상 합작계약서에 나타나는 소수주주권"이라며 "경영권이 아니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젠 경쟁제품을 출시하고 판매하는 걸 막기 위해 요구한 방어권"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바이오에피스 공정가치 평가가 적절한가
또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정가치로 임의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할 때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지분법으로 회계처리하면서 2012~2014년에 이 회사를 종속기업으로 회계처리한 오류를 소급해 수정했어야 했다는 얘기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를 수정하지 않고 2015년에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를 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정가치로 평가해 2015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관련 자산과 자기자본을 과대계상했다고 판단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2014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다가 2015년에 관계기업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산에서 지분법적용투자주식 4조8천86억원을 인식했다. 또 포괄손익계산서상 종속기업투자이익 4조5천436억원을 계상했다.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하면 회계처리도 연결회계에서 지분법으로 바꾼다.
또 회계처리 변경 시 기존 주식을 매각했다가 전체를 재매입하는 것처럼 처리한다. 이때 가격은 그 시점의 공정가치로 인식한다.
이를 근거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종속기업투자이익 등을 계상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금융당국 지적대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당초 종속기업이 아니라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이었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지분법적용투자주식)으로 바꿀 수가 없다. 변경과정에서 4조8천억원 규모의 종속기업투자이익을 인식할 수도 없다.
이런 회계처리는 회계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 회사 자산과 자본 등을 과대계상하고 회사 가치를 부풀린 탓이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2015년 하반기 삼성바이오에피스 개발제품이 판매허가를 얻기 시작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가 증가했다"며 "콜옵션 행사이익이 행사비용을 웃돌아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이 실질적인 권리가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바이오젠 지배력을 반영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관계기업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제 1110호 B23항에서 '자회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판단할 때 잠재적 의결권을 보유한 당사자가 이를 실제로 행사할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돼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젠이 실제로 콜옵션을 행사한 때는 2018년 6월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콜옵션 행사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85%, 바이오젠 15%에서 콜옵션 행사 후 삼성바이오로직스 50%+1주, 바이오젠 50%-1주로 바뀌었다. 주주총회 의결정족수는 52%다.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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