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젠 콜옵션 공시 누락"
"콜옵션 부채도 미계상"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정필중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에서 또 다른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 콜옵션을 공시하지 않고 이를 부채로 계상하지 않은 게 적절한지다.
이런 분식회계가 없었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하지 못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젠 콜옵션 누락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고 이를 파생상품부채로 계상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거론됐다.
실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4년 전에도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부채로 인식했어야 한다는 걸 2015년에 인지했다고 판단했다.
증선위는 그럼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콜옵션 공정가치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사전에 마련한 상태에서 외부평가기관의 평가불능 의견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근거로 과거 재무제표를 의도적으로 수정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취득원가로 인식하면서 콜옵션 부채만을 공정가치로 인식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본잠식에 빠질 걸 우려해 지배력 변경 등 비정상적인 대안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연합인포맥스가 26일 송고한 기사 '[이재용 승계 재판②] 삼바 분식회계 의혹 다시 쟁점으로' 기사 참고)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2013년에 바이오젠 콜옵션을 공시하지 않았다. 2012~2014년에 바이오젠 콜옵션을 부채로 계상하지도 않았다.
2014년에서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49.9%까지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콜옵션을 공정가치로 측정해 파생상품부채로 인식한 건 2015년이다.
2015년 파생상품부채 1조8천204억원을 인식했고 파생상품평가손실 1조8천204억원을 계상했다.
이 같은 회계처리를 2012~2014년에 했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본잠식에 빠졌을 수 있다. 2014년 말 연결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자산총계는 1조3천573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에 파생상품부채를 인식한 덕분에 재무구조 악화를 피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2014년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지분법적용투자주식으로 인식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바꾼 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자산에서 지분법적용투자주식 4조8천86억원이 나타났다. 파생상품부채를 상쇄하고도 남는 규모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포괄손익계산서상 종속기업투자이익 4조5천436억원을 계상했다. 이 또한 파생상품손실을 큰 폭으로 웃도는 금액이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2018년 7월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2014년 콜옵션 주석공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1차로 처분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행정소송을 통해 이런 처분의 부당성을 두고 다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6월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며 "행정법원은 증선위 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행정소송 '주목'
증선위는 이에 항소해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증선위는 2018년 7월에 1차로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담당임원 해임권고, 감사인 지정,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또 당시 증선위는 회계처리기준 위반혐의를 엄격하게 밝히고 처분 내용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특정할 수 있게 금융감독원에 감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보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증선위는 금감원 감리결과를 토대로 최종 조치를 결정하기로 했다. 2018년 11월 증선위는 이를 반영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2차 조치를 의결했다.
2차 조치도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서울행정법원의 판결 선고 기일은 오는 8월 14일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 콜옵션을 공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 콜옵션 약정을 주석공시 대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콜옵션이 이해관계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따라서 콜옵션 주석 미기재를 회계기준 위반으로 볼 수 없다"며 "2014년 기말 감사 시 외부감사인과 논의를 거쳐 콜옵션 약정을 주석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선위는 이 부분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고의' 분식회계라고 판단하고 제재했다"며 "이는 K-IFRS상 원칙중심 회계기준과 주석공시 일반원칙에 반하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 콜옵션을 부채로 계상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삼성 관계자는 "부채를 인식하기 위해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며 "금액 추정 가능성, 의무 보유 여부, 유출 가능성 등"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2~2014년엔 의무 상태는 있었는데 유출 가능성은 희박했다고 판단해 콜옵션 부채를 계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15년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젠 콜옵션을 공정가치로 평가한 것과 관련해서는 "증선위는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 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장부가치인 3천억원으로 계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정가치인 4조8천억원으로 계상하는 것이 적법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지분법 평가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을 각각 91%, 9% 보유하고 있었다"며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50%-1주까지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증선위 주장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91%를 공정가치로 평가하지 않고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부채(41%)만 공정가치로 평가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가치가 증가할수록 삼성바이오에피스 순자산이 감소한다"며 "재무제표를 왜곡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회계 전문가는 "증선위 주장처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이라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정가치로 평가할 수 없다"며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에 바이오젠 콜옵션을 공정가치로 평가했는데 이를 이전에(2012~2014년) 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고 판단했다.
한 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콜옵션을 제대로 공시했다면 재무제표 이용자가 콜옵션 공시를 보고 향후 콜옵션이 행사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배력을 잃을 수 있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콜옵션 공시를 누락했고 이는 삼성 과실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특혜상장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은 특혜상장 의혹으로도 이어졌다.
앞서 2019년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국회부의장)은 "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완전자본잠식상태 상장'이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질적 심사요건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거래소 산하 기업심사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도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등 관련 규정 등을 분석한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6년 8~9월 예비심사 단계에서 ▲상장규정 제29조의 형식적 요건 중 '자기자본이 300억원 이상' ▲상장규정 제30조의 질적 심사요건 중 '부채비율이 300% 이하'를 충족하지 못해 상장 예비심사 단계에서 탈락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참여연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이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2015년 11월 코스피 상장규정에 따르면 손실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시가총액 6천억원 이상, 자기자본 2천억원 이상이면 상장 가능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11월 코스피 상장 당시 지분법 처리와 무관하게 상장요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초 나스닥 상장을 우선 검토했다"며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상장규정을 개정해 놓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코스피 상장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ygkim@yna.co.kr
joongjp@yna.co.k
김용갑
ygkim@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