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5대 금융그룹이 상반기에만 11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내는 등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대비한 충당금을 대거 쌓았다.
올 하반기 부동산PF 부실 확대에 따른 자산 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데다,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로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들은 PF 관련 손실흡수능력을 대거 강화하는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감소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지난 2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은 약 12조3천930억원이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2%로, 지난 2019년 1분기(0.63%) 이후 가장 높았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0.68%로 가장 높았고, 농협금융이 0.59%,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0.56%로 모두 역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른 재평가 영향이 크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기존 3단계에서 양호·보통·유의·부실 우려 등 4단계로 세분화하고, 금융사들에 더욱 타이트해진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라 부동산 PF 사업장을 재평가하도록 했다.
최철수 KB금융 최고리스크관리자(CRO)는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은 부동산 신탁 쪽이 올해 2분기에 조금 많이 늘었다"며 "상환능력이 있는 차주와 부동산 PF에서도 상황이 안 좋은 사업장을 일부 NPL로 전입시키고 부동산신탁에서 책임준공형 관리형 사업장에 추가적인 신탁 계정대가 나가는 것도 전부 NPL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5대 금융지주, 책준형 리스크 관련 충당금 적립 강화
다만 5대 금융지주 모두 부동산 개발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인해 부동산PF 관련 리스크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선 상태다.
특히 현재 부동산 경기 악화가 책임준공형 신탁을 제공하고 있는 부동산 신탁회사로 크게 전이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충당금을 대거 적립했다.
책준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신용도가 낮은 시공사를 대신해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하면서 사업장의 신용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공사가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대신하거나 대출 금융기관에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지주별로 KB금융은 800억원을 2분기에 추가적으로 쌓은 부동산PF 관련 적립했다.
신한금융도 2분기에 부동산PF 관련 충당금으로 전분기 대비 61.4% 늘어난 6천98억원을 새로 적립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9천876억원의 충당금을 신규 적립했다.
신한자산신탁의 책임준공형 관리형 PF 사업장에는 2분기 1천827억원의 충당금을 신규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업장에 대한 전체 충당금 잔액은 2천969억원 수준이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는 "상반기 결산의 가장 큰 특징은 부동산 금융 관련 여러 가지 잠재 손실이나 미래 손실을 과감하게 흡수했다는 것"이라며 "책임준공형 사업장에 대한 전체 충당금 잔액은 2천696억원이 적립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도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800억 원을 2분기에 추가 적립했고, 하나금융은 상반기 부동산PF 사업성 평가를 통해 400억원 내외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한 상태로 하반기에 800억원 내외로 적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재신 하나금융 CRO는 책준형 토지신탁 리스크와 관련해 "여전히 리스크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신탁 계정대가 발생된 부분이 3천800억 정도로 향후 분쟁이 발생하거나 공정이 지연되면 정상으로 요주의로 분류해 즉시 충당금을 적립해 대응할 것"이라며 "해외 대체투자와 관련해서도 현지 가치에 따른 밸류에이션 변동분에 대해 손실을 인식해 충당금에 예상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일모 제작] 일러스트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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