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조달 수단…은행 상황 맞춰 장기 조달 전략 택해야
안정성 기반한 혜택 제공해야…'유니크' 하면 안 된다
(싱가포르=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커버드본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성과 투명성이 정의된 만큼 해외 투자자들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이 바라보는 관점에서 최대한 벗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의 지위를 확실하게 해야 커버드본드 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다.
콜린 첸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부대표는 2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커버드본드는 조달 수단으로 이중 상환 조건, 자산 분리, 관리·감독 등 정의가 분명한 상품"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도 이 요건에 맞는 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 기반이 상당히 깊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국가적 차원에서 커버드본드 발행을 검토해온 곳이다.
글로벌 시장 참여자로 해외 투자자들이 자국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고, 위기 상황에서도 조달의 구조적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커버드본드를 활성화했다.
DBS는 개발은행이라는 선도 은행의 지위에서 커버드본드의 첫발을 뗀 곳이다.
싱가포르는 주택개발청(HDB)에서 대부분의 모기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은행들은 자체적 취급하는 모기지를 바탕으로 커버드본드를 발행한다.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은 은행의 전략 상황에 맞춰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공급된다.
모기지 차주도 각자의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집을 여러 번 옮긴다.
아이가 생기고 학교에 보내거나, 이직하는 등의 삶의 변화에 따라 이사하는데 이런 가중평균 만기를 고려해 자산부채관리(ALM)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첸 부대표는 "은행이 모기지로만 장기 대출을 취급하는 게 아니고 여러 자산과 부채가 섞여 있는 만큼 이를 전략적으로 따져야 한다"며 "커버드본드는 장기 조달 수단 중 하나인데, 은행 입장에서는 가중평균 만기를 고려해 조달과 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커버드본드는 이미 가장 안전한 투자 상품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은행이나 보험사가 커버드본드에 투자하면 고유동성 자산에 해당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에서 이득을 볼 수 있고 적격담보대출에도 포함되면서 중앙은행과의 환매조건부채권(Repo) 거래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싱가포르가 10억달러에서 300억달러까지 10년도 채 안 돼 커버드본드 시장을 키울 수 있던 배경엔 투자자 저변, 안정성 및 이를 기반으로 한 혜택이 있던 셈이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역내 커버드본드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글로벌 기준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당국에서 원화 커버드본드 활성화를 위해 주택금융공사의 지급보증을 허용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주금공의 지급보증은 주금공 수준으로 프라이싱하게 될 것이고 이는 글로벌 시장 관점에서 '변형된' 커버드본드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대신 그는 커버드본드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안정성을 바탕으로 커버드본드 투자 시 LCR 메리트를 제공하고 위험가중자산(RWA) 산정에서 제외하는 식의 방향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LCR 혜택이나 RWA 제외 방안은 주금공 지급보증 커버드본드만 적용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첸 부대표는 "커버드본드가 유니크해지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상품 정의를 최대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며 "세제 혜택이나 고유동성 자산 인정, RWA 예외 적용 등 국채와 유사한 수준의 지위가 보장된다면 시장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sylee3@yna.co.kr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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