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로 통합돼 관리된 코스닥 시장 경쟁력 약화…거래소 연구 용역 발주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개장 28주년을 맞은 코스닥 시장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그간 한국거래소는 금융당국과 함께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러 정책을 도입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몸집이 컸을 뿐 실속이 없다'는 평가는 여전하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증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시장 전반에 대한 연구를 요청했지만, 세부 주제는 퇴출제도 개선과 모험 자본 생태계 강화로 코스닥 시장의 문제점과 밀접하다.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노력은 지난 20여년간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지난 1996년 출범한 코스닥 시장은 2000년 닷컴버블 이후 지난 2005년부터 현행 한국거래소로 통합돼 관리되어 왔다. 거래소 간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결단이었다.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 약화가 화두가 된 건 이 시기부터다.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시 기준을 개정하면서 불성실 공시 법인이 늘어났다는 지적도 제기됐으며, 시장의 신뢰도 하락을 우려한 우량 코스닥 상장사의 코스피 이전도 활발해졌다.
이후 모험자본 인프라로서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각종 정책이 도입됐다. 2000년대 정부 주도의 벤처 기업 부흥 정책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난 2018년 발표된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다. 당시에도 코스닥 지수의 저조한 성과,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가 늘어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다.
정부는 경쟁력 강화, 모험자본 육성, 공정한 증시를 큰 전략으로 두고, 10개의 세부 과제를 추진했다. 이 중 코스닥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활성화하는 정책이 큰 주목을 받았다.
코스닥 벤처 펀드에 가입한 개인투자자에게 투자금의 10% 수준의 소득 공제를 부여했다. 이 펀드는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7년 이내 코스닥에 상장한 중소·중견 기업에 투자하며,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 받는다.
코스닥펀드는 지난 5년간 설정액 규모를 꾸준히 늘리며 자산운용사의 대표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다만 공모주 투자 열풍에 초기 설정 목표보다는 단기 차익을 노린 공모주 전용 투자 상품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이 시기 코스닥 상장 요건이 전면 개편됐다. 혁신기업의 상장을 차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시장 진입을 위한 재무 조건을 완화했는데, 바이오 업종에 편중됐던 기술특례 상장이 전 업종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증시 진입이 쉬워진 데다, 좀비기업 퇴출이 지연되면서 상장사 전반의 내실은 악화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닥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연초 대비 20%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영업 부진과 자본 잠식으로 관리 종목에 지정된 코스닥 상장사의 수도 크게 늘었다. 관리 종목 지정 기업 수는 스팩을 제외한 일반 기업 기준 44곳으로,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신규 지정된 관리종목 수(45곳)와 맞먹는다.
활성화 대책이 도입된 지 5년이 흐른 뒤 지난해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심 위축을 극복하기 위해 핵심 상장사를 선별한 세그먼트를 신설했다. 우량 기업이 있음에도 일부 코스닥 부실 기업의 문제가 전체 시장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판단에 마련된 정책이다.
도입 1년이 지난 현재, 지난 26일 기준 코스닥글로벌세그먼트의 지수는 출범 첫날과 비교해 51.11% 상승했다. 코스닥 150의 수익률을 20%가량 상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투자자의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수 관련 연계상품의 인기는 아직 저조한 상태다. 대형사가 운용 중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량은 코스닥150 상품과 비교해 5분의 1수준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이 자리를 잡았음에도 코스닥 시장의 부실 기업 논란으로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며 "코스닥만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기보다는 현 시장 구조 전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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