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한화 그룹의 ESG 노력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박형규 기자 = "ESG가 투자의 세계에서 자리를 잡는다는 건, 곧 '착한 돈'이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다 긴 호흡에서 ESG가 시장에 가져올 수 있는 메리트에 주목해야 합니다. 다소 지체될 수는 있을지언정 결코 없어지지 않을 펀더멘털이기 때문입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ESG)과 투자 아이디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생각의 기반에는 단순한 도덕적 당위성만으로는 ESG가 투자의 세계에서 자리 잡지 못할 것이라는 냉철한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시장이 궁극적으로 던지는 질문, 'ESG도 돈이 되느냐'라는 의심을 잠재울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의 철저한 리서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데이터 분석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아직 ESG 체계 자체가 우리나라에 완벽히 안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전히 데이터 시장은 초기에 머물고 있어 원천 정보 자체가 부족한 경우도 많다. 또 정성적인 데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정보를 이해하고 객관적 판단을 내리기까지 충분한 숙고가 필요하다.
"ESG라는 분야는 상당히 방대한 범위를 자랑합니다. 절대적인 데이터의 양도 많은 데다 어떤 데이터를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하는지를 결정하기도 굉장히 어렵고요. 이에 ESG 애널리스트는 정부·기업·투자자 입장에서 무슨 데이터에 주목해야 할지를 돕는 길라잡이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저희 리서치 팀은 퀀트 베이스로 데이터들을 계량 분석함으로써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 ESG 리서치의 초점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ESG 데이터와 주가 및 실적 지표 간 관계를 찾는 데 맞춰진다. 이에 ESG 관련 요인과 주가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등의 모니터링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다만 ESG 요인의 성격에 따라 데이터끼리 나타내는 관계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국제적으로는 확실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등 긍정적 ESG 요인을 가진 기업들의 주가 성과가 좋은 경향이 나타납니다. 국내로 시선을 돌려보면 부정적 ESG 요인을 가진 기업들의 경우 그 리스크 요소가 투자 심리를 직접적으로 후퇴시키는 형태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ESG 성과 역시도 대기업 위주의 편향을 보인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 ESG 움직임을 더욱 활성화하려면 앞에서 끌어주는 대기업의 역할이 더욱 부각돼야 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ESG에도 양극화가 있습니다. 대기업은 아무래도 여력이 좋으니 전담 부서를 설치하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중견·중소 기업의 경우 현실적인 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밸류체인의 선두 주자로서 대기업들이 ESG 움직임을 선제적으로 보인다면 후발 주자로서 다른 기업들도 그 흐름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표적으로 SK나 한화 그룹의 ESG 노력이 주목된다. 대형 그룹사뿐만 아니라 최근 게임 업계나 금융 업종 역시도 ESG 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추세다.
"SK의 경우 아예 기업 문화로 ESG 기조를 정립하려고 했던 것이 인상적입니다. '프리즘'이라는 콘셉트도 그러한 의도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의 경우 지속가능에너지 연구·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습니다. 시각을 넓혀보면 최근 게임사들도 비용 절감이나 대외 이미지 개선이라는 메리트를 의식하면서 ESG 노력을 이행 중입니다. 금융사의 경우 정책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에 자본 조달 등의 차원에서 ESG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요."
하지만 아직까진 개인 투자자들의 의사 결정에 미치는 ESG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비교적 긴 ESG 데이터 평가 주기가 단기 투자 프로세스에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결국 수익률을 어떻게 증명해낼지에 대한 숙제가 남아있어서다.
"ESG 투자가 더욱 자리 잡기 위해서는 우선 공시 의무 제도가 정식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거버넌스의 영역에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내역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정보 공개가 수반돼야 합니다. 더 큰 관점에서는 이사회의 주주 충실 의무 도입을 통해 주주 친화적 환경도 마련돼야 합니다. 더불어 거시적인 정책 기조도 ESG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연구원은 향후 ESG 트렌드의 관전 포인트를 미국 대선과 기후 변화에 맞춰야 한다고 제언한다. 또한 ESG 이슈 자체는 장래 이익의 측면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을 화두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하반기에 미국 대선에 따른 정치적 지형 변화를 주목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결코 ESG 관련 어젠다를 외면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ESG 요소가 반드시 고려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그간 비교적 소외됐던 친환경 영역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 기후 변화 등의 문제에도 기민히 대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발맞추어 투자 업계에서도 ESG 펀드 등과 같은 책임 투자에 대한 고민을 이어 나가야 합니다."
출처: 신한투자증권
hgpark@yna.co.kr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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