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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역 투자노트] 신정호 카카오벤처스 선임과 비블

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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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법인 설립 전 프리시드 투자, 최근 글로벌 VC서 투자 유치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카카오벤처스는 콘텐츠 기업 초기 투자의 강자로 통한다. 400억원 기업가치 때 투자해 올해 약 3조5천억원의 몸값으로 상장한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콘텐츠 영역 중 게임업에서 시프트업이라는 걸출한 포트폴리오를 탄생시킨 카카오벤처스는 인공지능(AI) 영상 합성 분야에서도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AI 기반 버추얼 프로덕션 플랫폼 기업 '비블'이 카카오벤처스가 기대하는 차세대 유망주다.

비블은 AI 버추얼 스튜디오를 통해 사진이나 영상을 원하는 장소에 간 것처럼, 원하는 시간에 찍은 것처럼 바꿔주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스마트폰만 활용해도 될 정도로 복잡한 CG 작업을 쉽게 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 비블은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해 내며 벤처생태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미국의 베이시스 셋 벤처스(Basis Set Ventures), 피카 벤처스(Fika Ventures) 등으로부터 475만 달러를 유치했다.

설립 초기 시드 투자라운드였지만 사실 이보다 앞서 투자한 곳이 카카오벤처스였다. 카카오벤처스는 2022년 비블이라는 법인이 설립되기 전, 사업 구상 단계에서 투자했다. 당시 창업팀을 발굴하고 과감하게 자금을 투입한 심사역이 신정호 선임이다.

신정호 카카오벤처스 선임

사진=카카오벤처스

신 선임은 "카카오벤처스가 투자했던 루닛의 인사들을 통해 창업 멤버를 알게 됐다"며 "크래프톤과 루닛에서 활약했던 멤버들인데 비블 창업 초기엔 기존에 경험을 쌓아왔던 AI 음성합성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신 선임은 창업자들의 음성합성 기술 개발 역량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지만, 결론적으론 팀의 역량만 보고 투자한 셈이 됐다. 투자를 결정하고 자금을 납입하려는 사이에 음성합성 관련 기술 개발을 과감하게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는 오히려 신 선임을 매료시킨 요인이기도 했다.

그는 "창업자들은 음성합성 기술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빠르게 버추얼 영상 분야로 사업 모델을 전환했다"며 "결정한 사안에 대한 실행력이 신속하고, 사업적 마인드도 훌륭했다"고 강조했다.

창업자들은 카카오벤처스가 투자한 자금으로 2022년 여름이다. 카카오벤처스가 사실상의 컴퍼니빌더 역할을 한 셈이었다. 당시 함께 카카오벤처스와 함께 투자한 곳은 메쉬업벤처스였다.

초기부터 개발한 제품은 '스위치라이트(SwitchLight)'다.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조명과 배경에서 촬영할 수 있는 가상의 스튜디오다. 피사체 고유 형태와 질감 등을 정확하게 파악해 그림자, 빛 반사 등 초사실적인 조명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

신 선임은 "비블은 AI 리라이팅 솔루션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원하는 조명, 배경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AI를 통해 텍스트를 영상화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내놓기가 어려운데, 비블의 프로덕트는 영상 합성 과정에서 세밀한 조정이 가능해 사용자가 정확히 원하는 결과물까지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러운 영상 합성의 핵심은 바로 조명이다. 피사체와 원하는 배경을 프레임 단위로 정교하게 합성해 자연스러운 장면을 제작해 낸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배경 내 모든 앵글에서 사용된 조명의 정보값을 추출하고, 피사체에 대한 메타데이터도 추출해야 한다. 프레임 단위로 합성하는 과정에서 화질 최적화, 지연 최소화 등 부가적인 요소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는 "비블은 이 모든 것들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해 오랜 시간과 하드웨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프레임 단위로 피사체와 배경을 합성한다"며 "자연스러운 영상으로 제작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진정한 모바일 버추얼 프로덕션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신 선임은 비블의 스위치라이트가 영화나 영상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화의 경우 촬영을 마친 이후 조명이나 배경을 빠르게 변경하거나 수정하기 어려운데, 스위치라이트를 활용하면 중간 수정 작업을 간소화하거나 효율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위치라이트는 모바일 버전으로 개발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중동이나 남미에선 누적 다운로드 300만을 돌파했다. 별도의 마케팅 없이 이뤄낸 성과라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신 선임은 "클라우드 기반 웹앱 형태도 준비하고 있다"며 "결국 클라우드 다운로드 형태가 메인이 될 것이다. CG 제작사나 중소형 콘텐츠 제작사, 유튜버 등을 메인 고객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비블은 최근 전세계 미디어의 중심 할리우드가 위치한 LA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할리우드 인근 지역에 지사를 설립한 건 개발 중인 AI 기반 가상 스튜디오 프로덕트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캡션스AI라는 기업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캡션스AI는 1천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기업인데 비블의 솔루션을 활용해 AI 기반 토킹 헤드(Talking Head)비디오를 생성하고 편집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비블은 본격적인 미국 영업을 위해 현지 운영, 영업 인력 채용에 나섰다. 이를 통해 영상 합성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기술, 프로덕트 고도화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벤처스는 해당 과정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비블은 영상 내에서 조명이라는 기술 포인트를 AI와 연계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뾰족한 포인트로 접근해 영상 제작사나 크리에이터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한 신 선임은 한국과 미국 딥테크 영역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AI, 로봇, 반도체 등의 영역에서 다양한 기술을 초기에 발굴하고 있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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