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자간담회선 "원칙 적용, 적정수준 판단" 완강
컨콜서 합병 기대효과 설명, '주주 달래기' 해석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이 SK E&S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합병가액 산정 방식 논란과 관련, "장부가 대비 시가가 현저히 미달하는 주가 수준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원칙에 따라 시가를 채택한 것"이라며 단호하게 논란을 일축했던 것과 일부 온도 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합병을 통해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를 조속히 실현해 시가와 장부가 간 차이를 줄이겠다며 주주를 달래는 모습을 보였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부사장)은 1일 '2024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장부가가 아닌 시가로 합병비율을 산정한 배경에 대해 "합병과 연관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고려했고, SK E&S의 상대적인 합병 가치를 고려했을 때 시가 적용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장부가 대비 시가가 현저히 미달하는 현 주가 수준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시가 적용에 대한 일부 주주의 불만도 이에 기인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장사 평가는 시가를 원칙으로 하되 시가가 장부가에 미달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장부가를 적용할 수 있는 규정이 있는 걸로 안다"면서다.
해당 발언은 이번 합병비율 산정과 관련한 일부 주주들의 반발을 이해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날 SK E&S와 합병을 추진하며 합병비율이 1대 1.2로 정해졌다고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의 합병가액은 10조8천억원, SK E&S는 6조2천억원으로 평가된 결과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은 시가, 비상장사인 SK E&S는 자산과 수익가치를 기준 삼아 합병비율이 정해졌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대주주에 유리하고 소액주주에 불리한 방식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시가총액(주당 11만2천396원)이 자산가치(주당 24만5천405원)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시가로 합병가액을 산출한 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동수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상장사는 시가를 채택하는 게 원칙"이라며 "예외적인 경우에만 자산가치를 택할 수 있다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외부 전문기관에서도 주가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박상규 대표이사(사장) 역시 "양사가 가진 현재의 수익력과 미래 성장성을 감안하면 (합병비율이) 적정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힘을 보탰다.
이날 컨콜에서는 앞선 기자간담회 때보다 상대적으로 완화된 톤으로 주주들에게 이해를 구하려는 제스처를 취한 셈이다. 김 본부장의 답변은 주주들로부터 사전 취합한 질문에 대한 것으로, 실시간이 아닌 회사 측이 사전에 준비한 내용이다.
2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하회하는 등 좋지 않았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대규모 적자로 500억원 가까운 영업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컨콜 중 합병과 관련해 기대효과 등을 설명하는 시간을 별도로 갖기도 했다. 이번 합병이 SK그룹의 에너지·친환경사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적인 사안인 만큼 주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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