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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락업을 둘러싼 VC의 아우성

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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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벤처캐피탈(VC)의 핵심 사업 3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펀드레이징과 투자, 회수다. 펀딩이 이뤄져야 투자가 가능하고, 이후 회수가 이뤄져야 또 다른 투자 재원을 만들 수 있다. 통상 '펀드레이징→투자→회수'의 과정을 선순환 구조라고 한다.

3가지 요소 중에서도 우선순위를 부여한다면 투자보단 펀드레이징과 회수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다. 아무래도 펀드레이징이 안되면 투자가 안 되고, 트랙레코드라 불리는 '회수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펀드레이징에서 마케팅 포인트를 설정하기 힘든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벤처캐피탈에선 회수 전략에 골몰하고,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자금 출자라는 신뢰를 보내 준 LP에 회수 수익을 극대화해 믿음에 보답하면, 이는 다시 재출자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 상장은 벤처캐피탈에 기쁨일 수밖에 없다. 피투자사가 상장사가 되면 비상장사 인수합병(M&A) 시장이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확실하고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고민도 적지 않다. 자발적으로 상장 포트폴리오사에 설정하는 '락업(보호예수)' 때문이다. 거래소가 상장사의 기관투자자에게 락업을 강제하고 있진 않지만, 자체적으로 지분을 나눠 1~3개월의 보호예수를 걸어놓고 있다. 길게는 연 단위로 설정하기도 한다.

락업에 대한 강제성은 없지만 매번 포트폴리오들의 상장을 통해 회수 창구를 마련해야 하는 벤처캐피탈 입장에선 거래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상장하려는 기업의 대주주 지분이 적을 경우 거래소에선 기관투자사가 자체적으로 락업을 오래 설정해 주길 바라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 상장을 시켜야 하는 입장에선 강제성이 없더라도 자진해서 보호예수를 길게 설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 오래전부터 이에 대한 아우성이 나왔다. 스타트업이 상장할 때마다 벤처캐피탈은 오버행을 야기하는 주범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의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잠재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설립 초기부터 화수분 역할을 한 벤처캐피탈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오명과 더불어 상장을 하더라도 목표대로 엑시트를 할 수 없어 답답하다는 게 공통적인 목소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장사의 경우 기존에 물량을 가진 투자자들이 제때 빠져줘야 유통이 더욱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VC가 팔지 못한다는 시장 논리가 작용하면서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한다. 이후 차익을 실현한 투자사들이 빠지면 주가가 곤두박질쳐 보호예수가 풀리는 시기에는 결국 원하는 회수 결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유 물량에 대한 매도 전략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강제성 없는 락업을 '반강제'로 걸어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IPO 이후 포트폴리오 로드맵에 맞는 촘촘한 매도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벤처캐피탈 임원은 "예전에 포트폴리오 상장 이후 락업이 풀리자마자 회수에 나서 3~4배의 멀티플을 기록한 적이 있다"며 "당시 회수 성과가 우수하다고 생각했으나 이후 오히려 주가가 더 크게 올라 매도 전략의 중요성을 체감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A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벤처기업의 IPO를 앞두고 VC 물량으로 인한 오버행 우려는 늘 제기됐지만, 막상 오버행이 발생했다는 사례는 거의 보지 못했다"며 "보호예수에 설정에 대한 자유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VC의 지분 매도 전략도 고도화되고 다양화될 수밖에 없다"

락업은 벤처캐피탈에 늘 숙제를 남기고 있다. 결국 더 큰 회수 차익을 실현해 LP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한 고민이자 아우성이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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