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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달리는 채권시장에 '잽' 날리는 한은…영향은

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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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이 채권시장의 강한 랠리에 제동을 걸려는 물밑 움직임을 보이면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한은은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을 타이트하게 관리하겠다는 신호를 보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와 차별화된 정책이 가능하다는 발언도 내놨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일 미국 금리가 방향성을 잡은 상황에서는 한은이 국내 금리의 하락 추세를 변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훌쩍 앞서버린 시장…불편한 한은

한은은 전일 정례 RP매각에서 이례적으로 1조9천억원을 낙찰시켰다. 통상 5천억 원 단위로 낙찰 금액을 결정해 온 이전까지와 다른 행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한은이 자금시장의 유동성을 빡빡하게 관리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 내에서도 채권시장에서 각종 시장 금리가 기준금리와 비교해 이례적인 수준으로 낮아진 상황에 대한 불편함이 엿보인다.

국고채 금리 전 구간이 기준금리 이하인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회사채(AA-, 3년 기준) 금리도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하회했다.

특히 전일에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가 3.49%를 기록했다. CD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사례는 이번 금리 동결 기간에만 나타나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초에도 CD가 기준금리를 밑돌면서 한은이 자금시장을 타이트하게 조인 바 있다.

금리 전환기에 시장이 정책당국보다 앞서 달리고, 일정 수준 오버슈팅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가 전례 없이 강하다.

한은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시장 금리의 강한 하락세가 가계부채와 수도권 주택가격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만큼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전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내놓은 자료에서 "국내외 금융여건 변화에도 수도권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 가계부채 증가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이에 대해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이 금리를 내려도 한은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주택가격 상황 등에 따라 다른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한 셈이다.

한국은행

[촬영 안 철 수]

◇시장은 '중과부적'…"선물·스와프 베팅 강화될 수도"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한은이 경고를 내놓고 있지만, 추세를 제어하기에는 '중과부적(衆寡不敵)'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임박했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잉글랜드은행(BOE) 등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도 이미 인하를 시작했다. 시기가 다소 미뤄질지언정 한은의 금리 인하도 당연한 수순인 상황에서 시장 흐름이 달라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 금리의 이상 급등 시기에는 단순매입이나 기간물 RP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 등 오퍼레이션 수단이 있는 것과 달리 금리 하락을 제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도 마땅치 않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금리 하락이 불편하다는 한은의 속내는 명확하게 읽힌다"면서도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내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선언 정도의 충격이 아니라면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도 "현재 금리 하락 추세가 바뀌려면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국채 발행 대폭 확대 등의 상황이 된다면 모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 "8월 금통위에서도 한은이 매파적이라면 일시적인 조정이 있겠지만, 이때도 단기 금리만 막히고 장기는 내리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심화하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은이 첫 금리 인하 이후 부동산 상황 등에 따라 추가 인하는 늦을 것이란 신호를 보낸다면 그때는 조정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달러는 "글로벌 환경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은이 제동을 걸려 할 경우 국채선물 매수와 이자율스와프(IRS) 리시브 등 파생상품을 이용한 베팅만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선물 고평가 등이 더 심화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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