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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도 없는데…제주항공, 돌연 M&A 거론한 속사정

2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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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배 대표 "PE, 언젠가 엑시트…기회 잡아야" 강조

통합 LCC·티웨이항공, 'LCC 1위' 자리 위협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사모펀드(PE)들이 투자자로 항공사에 들어가 있으니 언젠가는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할 것이다. 향후 이런 인수합병(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김이배 제주항공[089590] 대표이사(사장)가 지난달 'CEO 메시지'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전한 당부다. 김 사장은 "(PE들의 엑시트) 시점을 알 수는 없다"면서도 "항공 산업의 구조 변화와 관련해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강조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이 지난달 돌연 M&A 얘기를 꺼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물로 나온 항공사가 없는 상태에서 선제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셈이기 때문이다.

현재 PE가 대주주인 곳은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과 티웨이항공[091810](JKL파트너스),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등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는 화물 전문 항공사 에어인천도 소시어스PE가 대주주로 있다. 김 사장이 특정 회사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대략 이들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통합, 그에 따른 '메가 저비용항공사(LCC)' 출범 등 항공업계 재편을 앞두고 제주항공의 경쟁력 제고 전략을 언급한 거란 해석이 나왔다. 대규모 변화가 예정된 상황에서 뒤처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직원들이 느낄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현재 제주항공은 국내 1위 LCC다. 운영 중인 항공기가 총 42대로, 2등 티웨이항공(34대)을 크게 앞선다. 진에어[272450]와 에어부산[298690]은 각각 29대와 24대, 나머지 LCC들은 10대 미만이다.

기단 규모만 큰 게 아니다. 그에 기반한 운송 여객 수도 많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제선 여객 432만8천711명을 태우며 LCC 선두 자리를 지켰다.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보다 120만명 가까이 많다. 심지어 국내선 여객 수는 241만2천685명으로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236만7천347명)을 제쳤다.

[출처: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

하지만 '통합 LCC' 출범 시 단숨에 순위가 뒤바뀐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6대)이 모여 항공기 수가 60대 가까이 될 예정이다. 제주항공으로선 오랫동안 지켜온 '1위' 자리가 흔들리게 된다는 뜻이다. 대한항공으로부터 넘겨받은 유럽 노선(4개)을 바탕으로 장거리 확대에 나선 티웨이항공도 또 하나의 위협 요소다.

특히 제주항공의 경우 LCC 본연의 모델인 '단일 기재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비용 절감과 수익성 제고 측면에선 효과적이지만, 장거리 노선 취항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부터 차세대 기종인 B737-8을 들여와 항속거리를 1천㎞가량 늘렸으나 한계가 불가피하다.

이에 김 사장이 M&A를 통해 '덩치 키우기'에 나설 수 있단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FSC 통합에 따른 1차 개편 후 뒤따를 2차 개편 때 새로운 기회를 엿보겠다는 취지다. 대한항공 주도인 1차 개편과 달리 2차는 시장 관계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더 많은 이해관계가 엮일 것으로 예상된다. PE의 엑시트와 통합 LCC 출범, 그 과정에서의 노선과 슬롯 조정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는 지난 1월 '창립 19주년 기념식'에서 김 사장이 전략 키워드로 제시한 '여세추이(與世推移)'와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전국시대 초의 굴원이 지은 '어부사'에서 비롯된 사자성어로, '세상의 변화에 맞춰 함께 변한다'는 뜻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M&A를 노리고 있다고 확정 지어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다"며 "그런 시점이 오고, 필요하다면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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