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VC 약 20여곳 태핑, 다수 운용사로부터 RFI 수령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현대차그룹이 국내 벤처캐피탈(VC)과 공동운용(Co-GP) 벤처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약 3천억원 규모의 예산을 출자하고, 파트너 운용사 측에서도 일부 자금을 조달해 펀드를 결성한 이후 모빌리티 관련 분야에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5일 투자(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국내 벤처캐피탈과 Co-GP 벤처펀드를 결성하기 위해 약 20여곳의 하우스를 태핑(수요확인)했다. 금융지주 계열을 포함해 대형사로 분류되는 벤처캐피탈 위주로 접촉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국내 벤처캐피탈과 만난 건 벤처펀드 결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받기 위해서다. Co-GP의 뜻이 있는 운용사를 찾기 위한 차원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팅 이후 해당 운용사에 RFI(Request For Information·자료요청서)를 요청했다.
현대차그룹 측의 요청에 지난달 말부터 다수의 벤처캐피탈이 RFI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 측이 요구한 RFI 양식에는 ▲AUM(운용자산) ▲주요 투자 섹터 및 단계 ▲투자·회수 전략 등 운용 전략이 담겨 있다.
주요 트랙레코드를 비롯해 핵심 운용인력의 투자나 회수 실적 등 펀드 운용인력의 역량도 기재해 달라고 요구했다. Co-GP로 펀드를 결성한다고 가정했을 때 예상 결성 시점이나 펀딩 구조, 의사 결정 구조 등도 요청했다.
감독 당국의 제재 이력이나 리스크 관리 체계, 타 GP와 대비한 경쟁력 등의 내용도 RFI에 담아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벤처캐피탈과 Co-GP 펀드를 결성하기 위해 준비한 출자금은 약 3천억원 규모로 전해진다. 출자 예산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1곳의 벤처캐피탈과 협력하기보단 다수의 운용사와 손잡고 펀드 결성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는 올해에만 진행하는 사업은 아니다"라며 "올해는 1차 연도로 국내 벤처캐피탈과 협력해 펀드를 결성하고, 이후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운용사와 협력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곳은 현대차그룹 내 CVC인 오픈이노베이션 조직이다. 그동안 내부의 자금을 활용해 투자 활동을 전개해 왔으나, 최근 Co-GP를 통해 외부 자금도 유치해야 한다는 니즈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벤처펀드 출자사(LP)로 참여하는 방식이 더욱 편리하다"면서도 "이보다는 Co-GP나 다른 방식 등을 활용해 직접 운용에 나서길 원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벤처펀드 결성을 통해 투자하려는 분야는 그룹의 미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모빌리티 ▲전동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AI·반도체 ▲수소에너지 ▲도심공항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일반 법인인 만큼 벤처캐피탈과 Co-GP 펀드를 결성하기 위해선 벤처투자회사(구 창업투자회사)가 아닌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라이선스를 보유한 운용사와 협력해야 한다. 일반 법인이라도 신기술사업금융회사와 신기술조합을 결성하면 공동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운용 역량이 높은 창업투자회사와도 Co-GP 펀드 결성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신기술사업금융회사와 같이 통상적인 방식으로 펀드 결성이 어려운 만큼 펀드 구조에 대한 역제안이나 제언도 요청했다"고 얘기했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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