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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티몬·위메프(티메프)가 미정산 사태에 이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불똥이 11번가와 SSG닷컴 등 이커머스 2군업체로까지 번지고 있다.
쿠팡, 네이버쇼핑 등 이커머스 공룡과의 치킨게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추가 투자비용을 마련하려고 자금 조달에 나섰지만 원매자를 찾지 못한 까닭이다. 독배로 불리는 총수입스왑(TRS) 거래까지 검토하는 업체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 '원매자 찾기 어렵네'…매각 '안갯속' 11번가
11번가는 올해 초 씨티증권글로벌과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1번가 측은 올해 2월 신세계와 CJ, 롯데 등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큐텐그룹 등과 접촉하며 인수의사를 타진했다.
씨티증권의 글로벌 영향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알리와 테무 등에도 접촉했지만 모든 협상이 결렬됐다.
지난 2019년 2조원을 호가하던 기업가치는 매각 작업을 거치며 1조원으로 떨어졌고, 현재 업계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5천억원대까지 내린 것으로 회자됐다.
IB 한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 작업마저 쉽지 않았다"며 "씨티증권과 SK의 오랜 인연으로 씨티 측에서 어쩔 수 없이 주관사 계약을 맺은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건넸다. 매각을 시작하기 전부터 원매자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뜻이다.
지지부진하던 협상은 지난달 지어소프트가 최대주주로 있는 신선식품 새벽배달 전문업체 오아시스가 나서며 진전을 보이기도 했다.
IPO를 준비하던 오아시스는 11번가를 인수해 상장 이전 몸집을 불리기 위한 목적으로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 사태로 이커머스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오아시스마켓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천억원 초반대다. 50% 지분으로 최대주주인 지어소프트도 가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1천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이커머스 시장이 포화되면서 11번가는 지난해 1천2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 2020년 이후 4년째 이어지고 있다.
◇ 지분 매각 나선 SSG닷컴…'TRS' 계약 우려 증폭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은 증권사들과의 총수익스왑(TRS) 계약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SSG닷컴은 지난 2019년과 2022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BRV)캐피탈에 1조원을 투자받았다. 지분율은 30%다.
당시 IPO를 전제로 풋옵션(매도청구권) 조항을 맺었는데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 상장이 무산되면서 재무적투자자(FI) 엑시트를 도와야하는 처지다.
올해 6월 양 측은 풋옵션 행사 대신 FI가 보유 중인 SSG닷컴 주식을 올해 말까지 제3자에게 넘기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SSG닷컴의 상황상 당장 투자에 나설 제3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룹 차원의 지원 없이는 올해 말까지 원매자 발굴이 사실상 요원하다.
SSG닷컴이 선택한 해법은 자본시장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현재 다수의 증권사와 은행으로 구성된 클럽딜 협상이 진행중인데 금융기관이 주식 등 기초자산을 대신 매입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TRS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TRS 계약은 사실상 대출과 같지만 장부상 드러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지분을 인수하고 싶은 기업이 금융사와 TRS계약을 맺고, 중간에 특수목적회사(SPC
)를 만드는 구조다. 금융사는 SPC에 자금을 빌려주고 수수료 수익을 취한다. SPC는 빌린 자금으로 지분을 사들이고, 지분 보유에 따른 이익과 손실 등은 인수기업이 갖는다.
사실상 대출을 일으키는 것과 유사한 구조를 만드는 셈이다.
기업은 여력상 지분을 직접 매입하기 어려울 경우 당장 수수료 비용만 인식되는 TRS 계약을 통해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
다만, 재무적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기업에 불리한 내용으로 계약을 맺게 될 위험이 있고, 이는 주주권익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실제로 최근 SSG닷컴과 최대주주인 신세계, 이마트 등의 부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SSG닷컴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매입채무를 제외한 이자 지급성 차입금은 5천억원을 넘는다. 이마트만 해도 차입금 규모가 1조원을 육박하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은 고금리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TRS 영업을 늘려나가고 있는데 기업의 이런 필요성과도 맞아 떨어진 결과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 속에서 인수자금 등 부담으로 M&A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면서 "기업들 자금 니즈에 맞춰 TRS 계약을 늘리는 것을 주요 수익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TRS 계약은 실질적으로 대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서 "부채가 과한 상황에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디레버리징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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