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와 합병 반대주주, 11.2만원에 주식매수청구 가능
매수 총액 8천억원 넘으면 합병 계획 변동 불가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의 주가가 4년여 만에 처음 10만원 아래로 내려가면서 SK E&S와의 합병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합병을 발표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8천억원을 넘을 경우 합병 계약을 해제하거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회사 주가가 매수예정가격을 밑돌 경우 매수 청구가 늘어날 수 있다.
6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121)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날 11.03% 급락한 9만2천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8.77% 하락하는 등 증시 전반이 충격을 받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하락 폭은 더욱 컸다.
SK이노베이션 주가가 10만원을 밑돈 것은 2020년 5월 이후 4년 3개월 만이다.
그림설명: 검은색 가로선이 10만원 [출처: 연합인포맥스]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주가 흐름이 SK E&S와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규모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상법은 주주총회에 앞서 합병 반대 의사를 회사에 알린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을 보장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17일 SK E&S를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하면서 주식매수예정가격을 11만1천943원으로 정했다.
이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합병 발표일 기준 최근 2개월, 1개월, 1주일의 거래량 가중평균주가를 산술평균해 구한 수치다.
SK이노베이션은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총액이 8천억원을 넘을 경우 SK E&S와의 합의를 거쳐 합병계약을 해제하거나 합병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SK이노베이션 보통주 약 715만주가 매수를 청구하면 매수 금액이 기준선인 8천억원을 넘게 되는데, 이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약 7.37%에 해당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인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SK이노베이션 주가가 매수예정가격을 하회하면 주주들의 매수 청구가 증가할 수 있다.
합병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로 합병이 무산되는 일은 종종 발생한다.
지난 2014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현 삼성E&A)의 합병 추진 당시 삼성엔지니어링 주주의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당초 제시한 한도(4천100억원)를 넘는 7천63억원으로 집계되며 합병이 무산된 바 있다.
2009년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들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이 사전에 정한 금액을 넘어서자 합병계약을 해제했다.
다만 LG이노텍·LG마이크론과 현대모비스·현대오토넷은 같은 해 다시 합병을 추진해 성사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울러 합병소멸회사인 SK E&S가 최근 주요 투자자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우선주 보장수익률을 인상한 것도 변수다.
SK E&S는 지난달 31일 주요 이해관계자인 KKR의 합병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 KKR이 보유한 3조1천35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내부수익률(IRR)을 기존 7.5%, 9.5%에서 9.9%로 일괄 상향 조정했다.
합병법인이 추후 RCPS를 현금이나 현물로 상환할 때 재무부담이 커진 셈인데, 이 사실이 주주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정유의 가치만 반영돼 있어 저평가로 판단된다"면서도 "배터리의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시점이 계속 지연되며 반등 제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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