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1.2조지만…'발행어음'이 만든 신의 한 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중형사급 자기자본 규모로 시작하는 우리투자증권이지만, 콧대 높은 대형증권사 기업금융(IB)도 견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당장은 중형사 규모로 출범할지라도, 시중은행 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된 만큼 막강한 자본력을 투입받는다면 경쟁사급으로 빠르게 올라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이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은 자기자본 1조2천억원의 중형급 증권사로 이달 출범했다.
우리금융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기업금융 명가 재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우투증권도 '디지털과 IB가 강력한 종합증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앞세웠다.
당장 사모펀드(PE)·벤처캐피탈(VC) 등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 기업공개(IPO)·채권발행·인수금융 등 주선권 확보, 지분투자 확대 등을 통해 투자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출범부터 최대 2조원 규모의 계열사 공동펀드를 조성해 우량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를 확대하기로 하는 등 IB 부문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자기자본은 1조2천억원이지만, 발행어음과 계열사 공동펀드를 통해 운용할 수 있는 영업가용 자본을 약 4조원 수준으로 초대형 IB에 준하는 규모로 끌어올렸다.
양완규 종합금융(IB) 부문 부사장은 "자기자본 1조2천억원으로 새로 출범하는 증권사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며 "종금업 비즈니스와 전통적인 IB 부문이 협업하면서 부족한 자본력을 보완할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형급뿐만 아니라 대형급 증권사 IB까지 우리투자증권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증권 등에서 IB 인력을 빼내 간 우투증권이 당장은 영업가용 자본이 적더라도, 막강한 그룹 자본력을 등에 업을 경우 IB 시장 내 대형사 먹거리까지 손을 뻗을 능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업종 특성상 증권사는 자기자본 규모가 영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영업가용 자본 규모가 클수록 투자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질이 올라가고, 자기 북을 활용한 IB 영업까지도 가능해진다.
실제 우리금융지주는 우투증권에 대한 추가 자본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자기자본 1조1천500억원으로 출범한 우투증권은 내년부터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3%에서 7%로 끌어올리고, 3년 내로 2차 인수합병(M&A)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2조1천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028년부터 2031년까지는 연간 ROE 10%를 기록해 자기자본 3조8천억원, 10년 내로 자기자본 5조1천억원까지 끌어올려 초대형IB 인가를 받겠다고 천명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자산 IB 시장 먹거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투자증권이 1조원대 자기자본이라면 전혀 견제되지 않겠지만, 시중은행 지주계라는 점에서 막대한 자금 지원이 이루어지면 달라질 수 있어서 주목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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