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매수청구권 불충분…법대로만 하면 구제 어려워"
"합병 의사결정자인 이사 책임 강화할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현행 법체계에서 불공정한 합병으로 피해를 본 주주들이 사용할 실효성 있는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안으로는 합병가액과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가액 산정 자율화, 합병검사인 제도 도입, 이사의 책임 강화 등이 제시됐다.
[출처: 두산그룹]
◇ 공정금액 확보하려면 법원 신청해야…현행 구제 수단 불충분
6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황현영 연구위원은 전날 공개한 '상장법인의 M&A(인수·합병) 절차상 주주 보호를 위한 과제-두산의 계열사 간 M&A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먼저 지난달 발표된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계기로 부당합병이 자본시장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황 연구위원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제도로는 주주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그는 "주식매수청구권 제도는 회사에 계속 머물기를 원하는 주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니다"라며 "실무에서는 합병가액처럼 시장주가만을 반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주가 회사가 제시한 금액을 수용하지 않고 더 공정한 금액을 요구하려면 법원에 결정을 청구할 수 있는데, 기간이 무한정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합병 반대주주가 법원에 주식매수가격 결정을 신청하는 사건은 많지 않고, 대법원까지 간 사건은 더 적었다.
최근 삼성물산의 경우는 주주들이 주주총회일로부터 6년이 넘게 지난 뒤에야 주식대금을 지급받았다.
또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더라도 법에서 정한 산식만 따랐다면 현실적으로 구제를 받기도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무효에 관한 대법원 판결은 3건에 불과했으며, 불공정의 증명책임도 주주의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이와 달리 미국과 일본에서는 주주들이 불공정합병에 대해 합병유지청구권을 행사해 합병을 중지시킬 수 있으며, 독일은 소멸회사 경영진이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주주에게 손해를 입히면 주주가 이사를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 "합병가액 자율화하고 검사인 제도 도입해야"
황 연구위원은 대안으로 합병가액과 주식매수청구권 금액 자율화를 제시했다.
그는 "시장주가 외에도 다양한 기업가치가 반영되도록 하고, 합병가액의 적정성과 공정성에 대해 시장에서 이해관계자들이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계열사 간 합병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합병검사인 제도 도입과 이사의 책임 강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은 완전모자회사 사이의 합병이 아니면 합병검사인 선임을 의무화하고 있다. 합병검사인은 법원에 의해 선출되고 임명되며, 합병비율의 산정 방법과 적정성을 평가해 주주총회 전에 보고서를 제출한다.
황 연구위원은 "비계열사 간 합병은 대등한 당사자가 선임한 외부평가기관이, 계열사 간 합병은 법원이 선임한 합병검사인이 가격과 절차의 공정성을 판단하도록 하면 합병가액 산정방식이 자율화돼도 주주 보호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황 연구위원은 합병 의사결정 당사자인 이사의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합병으로 피해를 본 주주들에게 이사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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