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서울 채권시장은 수익률곡선(커브) 움직임을 주시하며 관망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국고 10년 금리가 3% 위로 반등한 가운데 스티프닝(가팔라짐) 추세가 지속할지가 관건이다. 장기 구간에 대한 투자 심리는 증시 등 위험자산 움직임과도 맞물릴 수 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최근 채권 강세, 증시 약세를 이끈 동력이라면 침체 우려 약화는 자산시장에 반대로 작용할 수 있다. 중단기물에서 기회를 포기하기 어려운 심리도 커브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꼽힌다.
전일 아시아장에서 일본은행(BOJ)의 도비시 발언에 커졌던 위험선호는 뉴욕 금융시장을 거치면서 약화했다.
채권시장도 좀처럼 강해지지 못했다. 최근 변동이 워낙 컸던 탓에 아직 투자자들도 방향성을 잡지 못한 분위기로 평가된다. 장기물 금리를 보면 경기침체 기대가 다소 과도했다는 판단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전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1.50bp 내려 3.9640%, 10년 금리는 5.10bp 상승해 3.9450%를 나타냈다.
10년 입찰도 약세를 부각한 요인으로 꼽힌다. 입찰 소식이 전해진 직후 10년 금리는 4bp가량 올랐다.
420억달러 규모로 진행된 10년 만기 국채의 낙찰금리는 3.960%로 결정됐다. 응찰률은 2.32배로 앞선 6번 평균치(2.53배)에 못 미쳤다.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딜러가 가져가는 비율은 17.9%로 6개월 평균치(12.0%)를 크게 웃돌았다.
이날 개장 전 나오는 (BOJ) 금융정책결정회의 요약본과 장중 호주 미셸 블록 호주중앙은행(RBA) 총재 연설(오전 11시40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수급상으론 국고 30년 옵션 행사의 마지막 날을 맞았지만, 워낙 강하게 발행된 영향에 행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당시 본매출과 선매출의 낙찰 금리는 각각 2.805%와 2.795%였다.
◇ '금 간 유리'…없던 일이 되기 힘든 주식시장 급락
전일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BOJ) 부총재는 당분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시장이 불안할 때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우치다 부총재 발언이 전해진 직후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선 위험선호 확대에 증시 오름세가 가팔라졌고 채권시장엔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금리 인상을 늦출 수 있다는 발언이 위험 자산시장 경로를 거치면서 오히려 채권에 약세 압력을 가한 셈이다.
유럽증시까지 작동했던 위험선호는 뉴욕증시로 넘어가면서 약해졌다.
BOJ 메시지를 두고선 여러 해석이 제기됐다. 시장이 불안한 현시점에선 도비시 해석에 관심이 쏠리지만, 종전 기조가 바뀌진 않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결국 '시기'의 문제이지 추가 인상 계획을 바꾼 것은 아니란 이야기다. 엔·캐리 트레이드를 시행한 주체 관점에서 보면 BOJ가 시간을 벌어줄 때 조금씩 빠져나오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시장이 안정되면 추가 인상은 단행되고, 이 경우 최근 증시 급락 요인으로 지목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전일 BOJ 부총재 발언을 '게임체인저'로 보긴 어려운 셈이다.
노무라증권은 일본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관련 자금 플로우 관련 하이프리퀀시(고빈도) 데이터를 토대로 투자 분위기 전환을 시사했다.
10개 대형 해외주식 투자 기구들의 자금은 지난 6일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워낙 커서 추세를 확신하긴 어렵지만 BOJ가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추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 증시가 다시 조정을 받는다면 채권시장엔 우호적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견조한 실물 경제 지표가 연준 기조를 뒷받침하는 상황에서 침체 우려를 강화할 수 있는 건 증시의 조정이다.
가파른 조정을 겪은 증시 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채권에 일부 투자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가 정상 수준으로 회귀한다는 전제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주가와 채권 가격의 역(-) 상관관계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분간 지표보단 증시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날 밤엔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된다.
◇ 유가, 트럼프 리스크에 반응했나
국제유가는 전일 급등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데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지속하는 점이 강세 요인으로 지목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03달러(2.77%) 급등한 배럴당 75.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일부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요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폭스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자신이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전략비축유 보유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집권 1기(2017∼2021년)때 미국의 전략비축유 규모가 전례없는 수준이었다면서 "우리는 전략비축유를 즉각 채워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를 대규모 방출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금융시장 기자)
노무라증권 등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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