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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비싸게 판 것 아니냐"…금감원, 저축은행 PF 펀드 점검

2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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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정상화 계획·공정가치 관건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저축은행 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를 조성해 단기 실적 방어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감독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의 행보가 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 및 경·공매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당국의 PF 부실 해소 방안을 무력화하는 꼴이라서다. 시장에선 금감원이 저축은행 PF 펀드 넘어간 부실채권(NPL)의 정상화 계획과 공정가치(Fair value)를 들여다볼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상반기 기준 3천500억원가량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저축은행 업계가 실적 부진을 기록한 건 부동산 PF의 영향이 크다. 부동산 PF 시장의 경색으로 대출채권의 부실화가 진행됐고, 금융당국의 PF 정상화 방안에 따라 충당금 적립 기조가 강화되면서 실적 부침이 커졌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은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등 4단계로 세분화하고 '유의' 또는 '부실우려'로 평가받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부실우려' 사업장은 경·공매 매각을 추진하고 대출액의 75%를 충당금으로 쌓도록 했다.

다만 시장에선 저축은행 업계의 실적이 예상보다 개선됐다고 봤다. 당초 국내 저축은행은 상반기 5천억원의 순손실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이 단기 실적 방어를 위해 PF 펀드를 활용한 게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방침으로 충당금 적립 기조가 강화되면서 부실채권을 펀드에 비싸게 팔아 순손실 규모를 낮췄다는 지적이다.

이를테면 1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과 관련해 저축은행이 30%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10~20% 할인한 금액으로 펀드에 판다면 충당금이 환입돼 저축은행의 이익으로 잡히게 된다.

매각 가격에서도 경·공매 시장보단 PF 펀드에 파는 게 유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PF 펀드를 조성한 출자자가 저축은행 업계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이 모은 자금으로 자신의 부실채권을 사들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시장에선 진성매각 및 파킹거래와 관련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PF 펀드로 저축은행 업계의 실적이 개선된 측면이 있다"며 "부실채권에 쌓아야 하는 충당금보다 비싸게 PF 펀드로 팔면 이익이 남게 된다. 아직 점검하고 있고, 판단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문제가 되는 PF 펀드는 저축은행 업계가 5천100억원 규모로 조성한 2차 펀드와 이때 참여하지 못한 저축은행들이 스스로 만든 펀드들이다.

부실채권(NPL) 시장에선 금감원이 PF 펀드의 사업장 정상화 계획과 공정가치를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의 이익을 분배하기 위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정당한 절차가 있어야 하고, 자산운용사의 실질적인 운용 능력과 이익을 얻을만한 인센티브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정가치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저축은행이 펀드라는 비히클을 통해 자신의 부실 자산을 정리한 만큼, 이때 정리된 부실채권의 가격이 공정하냐(Fair Value)는 점을 금감원이 다시 파악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NPL 시장의 전문가는 "부실채권 회수를 위한 사업장 정상화 계획이 마련돼 있느냐가 중요하고 이는 공정가치로 이어지게 된다"며 "애초에 비싸게 팔았으면 회수할 때 이익이 나지 않을 것이다. 금감원이 공정가치에 대한 검증을 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저축은행 업계는 스스로의 입장을 주장할 것이고, 결국 결과가 증명하는 셈이다"며 "부실 이연을 위한 의도가 있기는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촬영 안 철 수] 2024.7.21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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