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운용사 내 대표적인 연금 상품으로 자리 잡은 TDF(Target Date Fund)는 개인별 은퇴 시점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짜준다.
꾸준한 현금흐름이 가능한 은퇴 전에는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주식 비중을 70% 이상으로 유지하고, 은퇴가 임박할수록 그 비중을 점차 축소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투자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면 변동성이 높은 주식시장의 파도를 직격타로 맞겠지만, 장기적인 시계에서는 그저 지나가는 작은 물결로 취급할 수 있게 된다는 자본시장 내 기본 원칙을 적용한 상품이다.
은퇴가 한참 남은 젊은 사람일수록 잃을 위험이 높지만, 수익률도 높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투자가 가능해지는 이유다.
국민연금기금도 마찬가지 원리다.
연금개혁을 얘기할 때 언급되는 세 가지 조건.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기금수익률. 정치권에서는 표와 직결되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인상 폭에 대한 수 싸움이 치열하다.
혹자는 현재 4.5%로 가정한 기금수익률을 연금개혁 시나리오에서 가정한 0.5% 또는 1% 인상이 아니라, 더 파격적으로 높이게 된다면 다른 모수는 건드리지 않아도 되지 않겠냐고 말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국민연금기금이 처한 조건에서는 목표수익률 6%가 최선이라고 판단한다.
국민연금은 수익성뿐만 아니라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기금 소진 시점을 고려하면서 최대한 잃지 않는 안정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모든 현 상황을 감안해서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정한 목표수익률이 6%다.
기금수익률을 이보다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전제'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연금개혁'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기금 소진을 걱정하는 연금 전문가들에게는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이 같이 가야 한다, 모수개혁이 먼저다' 등의 개혁 순서와 '소득대체율 43%냐 45%냐'의 숫자는 정치적인 문제일 뿐이다.
어떤 모양이든 기금 소진 시기를 늦출 수 있는 연금개혁이 하루빨리 완성된다면, 투자 시계가 길어지는 효과만으로 기금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불과 3년 뒤인 2027년부터 국민연금기금은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지는 '은퇴 시기'와 유사한 상황에 부닥친다. 은퇴 시기를 늦출 수 있게 된다면 국민연금기금은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폭이 커진다.
국민연금 자산배분을 결정하는 기금운용위원회가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대체투자나 주식 등 비중을 과감하게 높일 기회가 되는 것이다.
연기금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기준포트폴리오는 5년 단위로 계획을 수정하게 돼 있지만 연금개혁이라는 큰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기준포트폴리오를 설정한 지 5년이 되지 않았더라도 바로 수정할만한 충분한 명분이 된다"며 "현재 65%로 설정한 위험자산 비중이 당연히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개혁이 늦어질수록 더 벌 기회만 늦출 뿐이다. 공은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두 달이 넘었다. 어떤 모양이든 논의 테이블에 올라와야 한다.
hrsong@yna.co.kr
송하린
hrsong@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