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매(통화긴축 선호)와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 행보를 보였다.
이 총재가 시장 금리가 너무 과하게 내렸다고 평가하기는 했지만, 조만간 금리 인하를 열어두려는 발언도 여럿 나오면서 시장은 이 총재가 예상보다 비둘기였다는 평가를 하는 중이다.
◇"시장 기대 과하다"·"부동산 자극 않겠다"·…매파 발언 가득
이 총재는 22일 금통위 금리 동결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도 다수 내놨다.
대표적으로 시장 금리가 한은이 생각하는 것보다 과도하게 내렸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앞으로 나갈 속도보다 시장 3년물 10년물 국채 금리가 저희 생각하는 정도보다 좀 더 떨어진 정도가 과하다"면서 "과거 금리 변하는 시점에도 시장이 앞서서 떨어지는 현상 있었지만, 과거 비교해도 정도 심한 정도라는 데에는 의견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부동산 가격 통화정책의 수량적인 목표가 될 수 없다는 원론을 견지하면서도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금융안정이라는 목표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부동산 가격) 고려할 수밖에 없고, 한국경제 전체를 봤을 때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그냥 두는 것이 우리 경제에 좋은가 할 때 금통위원 전체는 그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가격이 올라가고 은행의 대출이 다 그쪽으로 가는 이런 상황이, 그리고 경기가 좀 나빠지면 부동산 경기를 다시 올리고 하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 한국경제에 좋은 거냐 생각할 때 지금 금통위원들은 굉장히 강하게 그런 고리는 한 번 끊어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금리를 급히 낮춘다든지 유동성을 과잉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자극하는 그런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종 금리 수준과 관련해서도 부동산을 고려해 "금융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금융안정을 고려하지 않은 중립금리 수준보다는 당연히 높은 수준으로 가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도 했다.
부진한 내수에 따른 경기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을 2% 정도를 볼 때는 (올해) 1.8%의 소비 전망 예상은 비록 낮지만 그렇게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 경기가 굉장히 나쁜 상황이다, 그것은 저는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4분기 인하 가능성은 재확인…비둘기 발언도 속속
이 총재는 오는 10월 혹은 1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도 여럿 내놨다. 다만 시장이 예상하는 10월보다 11월이 될 가능성도 시사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 총재는 "기자회견을 보고 10월 금리 인하가 확실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면 이는 본인의 해석"이라면서 "3개월이라는 것은 10월, 11월이 다 포함되어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10월에 대해서는 지금 분위기나 이런 것을 봐서는 앞으로 나올 지표들을 보고 금통위원들께서, 여러 지표가 서로 다른 답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판단해서 10월에 결정할 것"이라면서 "그것을 또 11월에 결정할 수도 있고 그래서 어느 방향으로 제가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내놓고 있는 부동산 대책과 정책 공조를 통해 가계부채가 잡히면 금리 인하 조합이 나올 수 있다는 견해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이날 소수의견이 없었지만,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위원이 6명 중 4명에 달한 점을 보면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닫은 것은 아니라는 발언도 했다.
그는 "(3개월 포워드가이든스가 없을 때는)소수의견을 제시함으로써 금리가 앞으로 변동할 방향을 얘기하는 방식을 취했는데, 3개월로 저희가 의견을 내기 시작한 이후로는 미래에 대한, 적어도 3개월 시계에서 미래에 대한 방향은 소수의견이 아니라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서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시장 금리의 하락이 과도하다면서도 미국과 동조화가 심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 점도 비둘기파적인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총재는 "미국 금리하고 너무 같이 가니까 동조화되는 것 아니냐는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본다"면서 "시장이 선진화되고 있는 거라고 보고 이런 트렌드가 당분간 계속될 거라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금리 조정폭이 당연히 저희보다 클 것"이라면서 "동조화가 좀 더 강한 방향으로 갈 거라해서 우리 금리 인하의 폭과 스피드가 미국과 같은 속도로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분명히 작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8.22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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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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