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둔화에 경쟁사 추격까지
"모바일·가전 연결, 소비자에 다양한 시나리오 제공"
(수원=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첫 인공지능(AI) TV를 출시한 지 반년 만에 새로운 AI 기능을 추가 적용한다. 기존 시청 위주의 일방향 경험을 넘어 다양한 기기, 나아가 사람을 연결하는 '차별화'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TV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실적 개선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AI 스크린 원년'으로 선포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숫자'를 만들어내진 못하고 있다.
AI TV는 작년 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에 부임한 용석우 사장이 공식적으로 선보인 '첫 작품'이기도 하다.
◇용석우 "AI TV, '연결'로 타사와 차별화"
삼성전자는 22일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AI 홈 라이프'의 중심으로 진화하는 새로운 'AI 스크린' 경험 기술을 공개했다. TV를 집안의 다양한 기기를 연결·제어하는 'AI 홈 디바이스', 즉 '사물인터넷(IoT) 허브'로 만든 게 핵심이다.
[출처:삼성전자]
이날 용 사장은 "AI TV는 집안 기기들의 상태를 일정 시간마다 확인하며 작은 서버처럼 모니터링해주는 'IoT 허브' 역할을 한다"며 "소비자가 집 밖에 있어도 TV를 통해 주변 기기들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연결' 기능이 타사와의 차별화 포인트이자 삼성만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용 사장은 "AI TV는 TV (기능)뿐 아니라 각종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다"며 "모바일, 가전 등과 연결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타사와 차별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TV 시장의 수요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AI TV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에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1위지만…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2천300만대로 전년 대비 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올림픽 특수 등에 힘입어 일부 회복되긴 했지만, TV 제조사들의 고민이 깊은 건 사실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소셜미디어 확산 등으로 TV 시청 인구 자체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8년 연속 글로벌 TV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마냥 안심할 순 없다는 게 중론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28.8%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31.2%에서 2.4%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2022년(31.5%) 이후 2년 연속 하락세다. 수량 기준 점유율은 18.3%로 지난해(19.3%)보다 1%P, 2022년(21.0%)보다는 2.7%P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 삼아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는 영향이다.
삼성전자 TV사업 매출 추이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TV를 담당하는 VD사업부 매출은 2022년 33조2천8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은 뒤 한풀 꺾였다. 올 상반기 14조7천700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6천800억원)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올림픽 같은 스포츠 이벤트 효과를 고려하면 의미 있는 수준의 증가는 아니다.
◇"대형 스크린에도 여전히 기회"
삼성 AI TV는 용석우 사장 개인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올해 초 VD사업부장으로서 처음 선보인 제품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삼성은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TV 업계 최초로 'AI 스크린 비전'을 발표하고 AI 스크린이 AI 홈 디바이스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AI TV=삼성'이라는 공식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뛰어든 것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를 직접 주도한 것이 바로 용 사장이다.
당시 그는 'TV판 언팩'이라 불리는 퍼스트 룩 무대에 올라 AI TV 'Neo QLED 8K TV'를 처음 공개하며 "기존 스마트 TV를 넘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사하는 'AI 스크린 시대'를 선도해가겠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말 VD사업부장이 된 후에 한 달여 만에 가진 첫 공식 석상 데뷔였다.
용 사장은 이날 TV 시청 인구 감소에 대해 "최근 OTT를 모바일에서 TV로 옮겨서 대화면으로 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대형 스크린에도 여전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TV 콘텐츠뿐 아니라 TV플러스를 통해 계속 콘텐츠를 늘려가는 작업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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