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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인적쇄신 의문"…삼성 준감위원장, 김병준 고문 정면 겨냥

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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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출신, 한경협에 계속 관여"…작심 쓴소리

준감위 역할 재차 강조, 당분간 삼성 회비 납부 안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한국경제인연합회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됐는지에 대해 근본적으로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26일 "과연 한경협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작심 발언을 했다. 이날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정례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촬영: 유수진 기자]

이날 이 위원장은 "정치인 출신, 그것도 최고 권력자와 가깝다고 평가받는 분이 경제인 단체의 회장 직무대행을 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상할 뿐 아니라, (그분이) 임기 후에도 계속 남아서 관여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특정인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김병준 한경협 상근고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 특별위원장을 역임한 정치인으로, 현재 한경협 상근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앞서 김 고문은 류진 회장 취임 전 위상이 떨어진 전경련(현 한경협)의 회장을 맡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자 한시적으로 회장 직무대행을 지냈다. 하지만 이후로도 한경협에 남아 상근고문을 맡고 있다.

인사말하는 김병준 사랑의열매 회장. 한경협 상근고문도 맡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위원장은 "정치인 출신이 계속 남아서 특정한 업무를 한다면 유해한 것이 될 수 있고,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는다면 회원들의 회비로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예우를 받는 무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김 고문이 한경협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경협의 특정한 자리가 정경유착의 전리품이 돼 여야가 바뀌더라도 계속 그렇게 남을 것에 대해 우려한다"며 "한번 원칙이 무너지고 예외를 인정하는 건 쉽지만 그 원칙을 다시 회복하려고 하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준감위가 지난달에 이어 이날도 한경협 회비 납부 안건을 논의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예고되며 대략적인 결론이 나올 걸로 예상됐다. 지난달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회비를 낸 현대차그룹에 이어 지난주 SK그룹도 한경협 회비를 내며 삼성과 LG도 조만간 동참할 거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의 작심 발언으로 당분간 삼성이 회비를 납부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다른 위원들도 의견을 내겠지만 기본적으로 이 위원장의 의사가 매우 확고해서다.

특히 이 위원장은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그 가치를 잃는다고 생각한다"며 삼성 준감위의 역할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 정경유착 고리의 단절을 위해 저희 준감위 혹은 위원장으로서의 말씀드린 것이 어떠한 압박이 돼 돌아오더라도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에서 정경유착의 고리가 확실하게 끊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길 개인적으로 소망한다"며 쉽게 의견을 굽히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한경협 회비 납부 관련 안건 외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에 대해 증권선물위원회의 처분을 취소한 것과 관련, "아직 준감위가 철저히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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