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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방어하자"…기업 신종자본증권 조달 봇물

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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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진·부채비율 관리'에 대안 부상

역대급 물량 속 증권사 부담 가중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선순위채보다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하지만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겨냥해 관심을 높이는 모습이다.

기업 신종자본증권이 쏟아지면서 증권사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기업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주로 사모 형태로 발행된다. 발행사와의 관계를 고려해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소화해야 하는 물량이 상당한 실정이다.

◇업황·펀더멘탈 부담에 신종자본증권 발행 '쑥'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 시장 분위기를 가늠하는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한화솔루션이 7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후발주자들도 대기 중이다.

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 관심은 발행량에서도 드러난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전일까지 일반기업이 찍은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3조73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발행 물량(1조2천400억원)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지난 5년간의 연간 발행량과 비교해도 이미 최대치를 경신한 상황이다.

출처 :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데이터 가공

올해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곳도 상당했다. 지난 2월 SGC E&C(당시 SGC이테크건설)가 800억원 규모로 첫 신종자본증권을 찍은 데 이어 롯데지주(2천억원)와 SK온(5천억원), 한화솔루션(7천억원) 등도 해당 채권으로 발을 넓혔다.

업황 및 펀더멘탈 저하로 재무지표를 방어해야 하는 곳들을 중심으로 발행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차입 물량이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는다.

이에 신용도 부담이 이어지는 곳들이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사인 SGC E&C에 이어 신세계건설은 지난 5월 6천500억원의 대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찍기도 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석유화학 기업 역시 신종자본증권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최근 주가 부진 등으로 증자 등 주식 시장을 활용하는 것마저 녹록지 않아진 여파다.

이들 대부분이 업황 부진과 펀더멘탈 저하로 신용도 우려가 커졌다는 점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등급을 방어하는 효과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이 역대급 발행되고 있는 건 인위적으로 신용등급을 방어하려는 시도와 맞물려 있다"며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조달 비용 또한 늘어나다 보니 고금리를 감수하고라도 신종자본증권을 찍어 등급 하락 시기를 늦추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부담 커진 증권사…PF 위축 반사효과도

기업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대부분 사모 발행으로 이뤄진다. 주로 수요예측을 통해 투자자를 매칭하는 은행권·보험사 자본성증권 조달과는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일부 기업의 경우 신종자본증권 발행물을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보유토록 요구하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발행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섰으나 점차 물량이 늘어나면서 부담이 드러나고 있다.

일례로 최근 발행한 한화솔루션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당초 참여를 협의했던 미래에셋증권이 자취를 감췄다. 결국 한화솔루션 물량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키움캐피탈 등만이 가져갔다.

증권사의 경우 최근 자체운용한도(자기 북) 측면의 인수 부담이 비교적 덜해져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가 더욱 눈길을 끈다.

증권사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으로 관련 자금 소요가 줄면서 북을 활용할 여력이 커진 상태다. 일부 증권사는 발행어음과 같은 자금도 활용할 수 있어 신종자본증권 인수 측면의 부담이 이전보다 덜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PF 시장이 위축되면서 이에 쓰이던 자금들을 활용할 여력이 커진 데다 발행어음을 쓸 수 있는 증권사도 상당하다"며 "다만 어느 순간 북이 다 차게 되면 신종자본증권 인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장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변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비용이 높았을 때는 신용등급이 중요하지만, 최근 시장금리가 빠지고 있어 차라리 기다렸다 찍는 게 나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 하락 시 주가가 오르면서 ECM 시장에서의 조달 활용력도 향상될 수 있는 터라 당장은 급한 곳들을 중심으로 신종자본증권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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