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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하게 평가했더니 'PF 부실 물건' 2배↑…'13.5조 매각 대상'

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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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사업장 9.7% 구조조정 대상…'부실우려' 6.2%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윤슬기 기자 =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의 9.7%(21조원)가량을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했다.

기존보다 더 빡빡한 기준으로 사업성 평가를 한 결과 최하 등급인 '부실우려' 등급을 받아 경·공매로 처분해야 하는 규모가 당초 예상치의 두 배인 13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부동산PF 연착륙 대책 점검회의 개최하고 이런 내용의 '부동산 PF에 대한 금융사의 사업성 평가결과'를 공개했다.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6.2%…경·공매 매물 급증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 발표한 새로운 사업성 평가기준을 적용해 만기 연장 3회 이상, 연체, 연체유예 사업장을 대상으로 1차 사업성 평가를 진행했다.

전 금융권 총 PF 익스포져 216조5천원 가운데 33조7천억원(15.6%)가량으로, 새마을금고의 공동대출과 저축은행의 토지담보대출까지 포함한 규모다.

금융당국이 기존보다 강화된 기준으로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등 4단계로 세분화하고, 전 금융권에서 사업성 평가 결과를 제출받은 결과 1차 평가대상 중 사업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는 '유의'와 추가 사업 진행이 곤란한 '부실 우려' 등급의 익스포져는 21조원이었다.

전체 PF 익스포져의 9.7% 수준으로 사실상 구조조정 대상이다.

유의 등급 사업장은 사업 재구조화 또는 자율 매각 계획을, 부실우려 등급은 상각 또는 경·공매를 통한 매각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사실상 자금의 회수를 포기하고 손실 처리해야 하는 부실우려 등급은 13조5천억원 규모다.

지난 6월 사업성평가 기준 공개 당시만해도 금융당국은 부실우려 등급이 전체 2∼3% 수준(5조~7조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구조조정 대상을 유형별로 나눠보면 토담대가 12조9천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본PF와 브릿지론이 각각 4조1천억원, 4조원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헐거워 숨은 부실로 꼽히던 토담대는 부실우려 등급을 받은 규모가 8조8천억원에 달했다.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사·상호금융권의 전체 토담대 잔액(약 28조원)의 30% 이상이 자금회수가 불가능하단 의미다.

업권별로는 새마을금고(상호금융)가 보유한 구조조정 대상 PF가 9조9천억원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그다음으로 저축은행 4조5천억원, 증권 3조2천억원, 여전사 2조4천억원, 보험 5천억 원, 은행 4천억원 순이었다.

금감원은 1차 사업성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182조8천억원 규모의 사업장에 대해서도 기존 평가 기준을 적용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규모는 2조3천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박상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대부분의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이 이번 1차 평가에 반영돼 9월 2차 평가시 추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달 경공매 본격화…신디케이론도 활성화

금융당국은 다음달 중순부터 시장에 활발하게 경·공매 물량 나올것으로 예상했다.

박 부원장보는 "다수 부실우려 사업장은 이미 경공매가 진행 중이고 사업장별 대출 만기도래 시점에 따라 경공매 출회 시기가 분산되므로 매물이 일시에 집중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본PF, 보증 사업장 등은 사업장 사정을 감안해 경공매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으며, 금융회사가 마련한 신디케이트론으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물량"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회사는 금감원의 현장점검 결과 등을 반영해 내달 6일까지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PF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정리게획을 확정해야 한다.

금감원은 다음달 말부터 금융회사의 구조조정 이행 실적을 매월 점검하는 등 사후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상(양호·보통)으로 평가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만기 연장 등 자금공급을 차질없이 지원할 계획이다.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은 5개 은행에서 신청을 계속 접수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접수된 신디케이트론 문의에 대해서는 참여 금융기관들이 사업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여신 심사 등 내부 취급 절차가 진행 중인 사업장도 있어 조만간 첫 신디케이트론 대출이 실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캠코와 민간이 함께 조성한 캠코펀드(1조1천억원)는 현재 약 2천300억원의 투자집행을 완료했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도 12개 증권사가 각 회사별로 총 3조3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1차 평가를 통해 부실 사업장에 대한 정리를 본격화하는 만큼 향후 PF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이 원활히 재구조화·정리되는 경우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개선되고 부동산PF 시장의 자금 선순환 및 신뢰 회복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건설사·시행사 등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한편, 금융회사의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속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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