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 투자 속도 조절에도 공급과잉 지속될 것"
"SK온 합병, 실적부진 따른 신용도 하향 압력 완화에 그쳐"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초와 비교해 최근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 반등 모멘텀(동력)이 오히려 약화했다며 공급과잉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김호섭 한신평 연구위원은 29일 자사 팟캐스트에서 "상반기 국내 업체의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고금리 기조하에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가격과 대체재인 하이브리드차 수요 강세,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과 경기 부진도 수요에 악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량은 한 자릿수 성장률에 그쳤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이 같은 노력이 배터리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김 연구위원은 "앞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3개년 공급과잉 규모를 570기가와트시(GWh)로 추정했는데, 국내 업체의 케파(생산능력) 확장 조절 규모는 여기에 크게 못 미친다"며 "주요 시장별 수요 대비 공급 비율은 기존 당사 추정치와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김 연구위원은 오는 11월 미국의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국내 업체에 추가적인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그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에 미국 상·하원의 의결이 필요하고 공화당 내에서도 이해관계가 상이해 완전 폐지는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행정명령으로 IRA 효과를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IRA의 전기차 보조금 조항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를 통해 올해 상반기 8천417억원의 이익이 늘었다. 이를 제외하면 손실 규모는 7천331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중국 견제에 집중하고 있는 점은 국내 업체의 우수한 미국 시장 입지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전기차 화재는 단기적으로 수요 위축 요인일 수 있지만 기술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업체는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라고 평가했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배터리 업체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꼽혔다.
중국 업체의 상반기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64.9%로 작년 말 대비 3.2%포인트(p) 증가했다. 한국(22.2%)과 일본(4.4%)은 각각 약 3%p 축소됐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 업체는 진입장벽이 낮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중국의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중국산 배터리의 최대 강점인 가격경쟁력을 낮출 것으로 관측됐다.
배터리 산업 전반의 영업현금 창출력이 약화한 가운데 재무부담 수준은 업체별 차별화를 보였다.
시장의 관심이 높은 SK온은 고정비 증가가 원재료비 부담 완화를 상쇄하며 상반기 수익성이 재차 저하됐다.
김 연구위원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의 합병이 재무부담 완화에 일정 부분 기여하겠지만, 실적 부진에 따른 신용도 하향 압력을 완화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SK온의 실적 추이는 지난 4월 제시한 부정적 케이스 시나리오 수준"이라며 "배터리 사업 수익성 안정화가 동반돼야 신용도 하향 압력이 궁극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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