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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PF 직격탄' 맞은 4대금융지주 계열 신탁사 조준

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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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이어 KB신탁 수시검사…하나·우리도 검사 예정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 리스크 중점 점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4대 금융지주 계열의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검사를 확대한다.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던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책준형) 사업에 대해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가 중점 검사 대상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주부터 KB부동산신탁에 대한 수시검사를 진행 중이다.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와 맞물려 이뤄지는 검사이지만,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수시검사의 일환이기도 하다.

금감원은 지난달 신한자산신탁에 대한 수시검사를 진행했고, KB부동산신탁 검사를 마치면 하나자산신탁과 우리자산신탁에 대해서도 수시검사에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부동산신탁사를 대상으로 연쇄적인 검사에 나서고 있는 것은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가진 금융지주 계열의 부동산신탁사 조차도 PF 부실 리스크에서 예외가 되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동산 신탁사 14곳은 2천46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KB부동산신탁의 경우 작년 4분기 1천300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봤다.

신한자산신탁도 1천8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두 회사는 6월 말 기준 부채비율 100%를 넘어섰다.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책준형 신탁이다.

책준형 신탁은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신탁사가 시공사를 대신해 책임준공을 보증하는 상품이다.

신용도가 열위한 시행사 대신 시공사가 책임준공을 약속하는 일반적인 부동산 개발사업과 달리 시공사의 규모가 영세할 때 활용되던 PF 상품 중 하나다.

시공사 부도 등의 사유로 책임준공이 어려워지면 신탁사가 대체 시공사 선정 등의 방법으로 기존 책준 기한에서 6개월 내로 공사를 완료해야 한다.

기존 신탁사들이 일반 차입형 신탁 사업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들은 책준형 위주로 사업을 확장했다.

시행 및 시공사가 부도·파산 등으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면 신탁사가 모든 채무를 떠안아야 하는데 이러한 리스크를 알고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금융당국이 부실 PF 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마무리하고 내달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함에 따라 우발채무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책준형 신탁은 낮은 부담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호황기인 4~5년 전부터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빠르게 늘려왔다"면서 "채무 상환 압박 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보증 리스크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수시검사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비위가 있는지도 파악할 방침이다.

올해 2월 진행된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에 대한 금감원 검사에서 임직원들이 미공개 개발 정보를 사적인 부동산 투자에 이용하고 용역 업체로부터 수십억원 상당의 금품을 부당 수취한 행위가 적발된 바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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