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물 온도차 뚜렷, 공사별 조달 여건 차이
한전채 물량, 약세 폭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정필중 기자 = 크레디트물 전반의 가산금리(스프레드) 부담 속에서도 기업들의 조달은 무리가 없는 분위기다. 특히 공사채의 경우 대부분 'AAA' 초우량 신용도에 힘입어 어렵지 않게 투자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물론 공사채 발행시장에서도 달라진 분위기는 감지되고 있다. 발행사에 따라 이젠 민평보다 높은 스프레드를 감수해야 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BIS비율 위험가중치와 금리 수준 등에 따라 차별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공사채 조달 거뜬, 종목별 차이는 불가피
2일 연합인포맥스 '채권 발행스프레드 현황'(화면번호 4215)에 따르면 지난주 공사채 발행량은 1조6천250억원(은행 발행물 제외) 수준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장학재단, 주택금융공사, 국가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등이 시장을 찾았다.
크레디트 시장이 약세 전환하면서 공사채 발행물 역시 상이한 위상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BIS 비율상 위험가중치가 제로(0)인 종목들은 은행 매수세에 힘입어 여전히 민평보다 낮은 금리로 조달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6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4년물 소셜본드(social bond) 입찰에서 해당 채권 1천억원을 동일 만기 민평 대비 2bp 낮게 찍기로 했다. 이어 28일 입찰에 나선 한국토지주택공사도 3년물을 'AAA' 특수채 민평 대비 3bp 낮게 찍었다.
상대적으로 금리 매력이 부각되는 종목도 비교적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일 등급 내에서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형성하고 있는 하남도시공사(AA)와 안산도시공사(AA)는 지난주 입찰에서 민평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발행했다. 두 발행사 모두 'AA-' 회사채를 금리 기준점으로 제시해 이보다 높은 스프레드를 형성했다. 다만 발행사 민평과 비교하면 이보다 낮거나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점차 금리 매력이 부각되는 종목도 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AAA' 한국전력공사와 서울교통공사는 동일 등급 공사채 중에서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을 형성하고 있지만 오버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7일 두 발행사는 입찰에서 모든 만기물을 민평보다 5bp 이상 높은 금리로 찍어야 했다.
위험가중치 측면의 이점이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 29일 간접모집으로 4년물을 민평보다 1.7bp 높게 찍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국면에서 위험가중치가 제로인 채권과 아닌 채권 간의 차별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유통시장 분위기가 이후 발행시장에도 전가될 수밖에 없는 만큼 시장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채, 약한 고리 재부상할까…물량·금리 관건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발행을 재개한 한전채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6월 공사채 발행을 재개한 후 매달 조 단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과거와 달리,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투자 수요가 견조한 터라 물량 소화에는 어려움이 없는 분위기다.
한전채는 지난 7월 말을 기점으로 약세 전환했다. 앞선 입찰에서는 3년물 금리가 민평보다 6.9bp 높은 수준을 형성했다. 이전에 발행 스프레드가 8bp대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이보단 축소된 듯한 모습이지만 민평보다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한전채의 경우 과거 막대한 발행으로 크레디트물 전반의 스프레드를 확대한 주범으로 자리 잡았던 터라 관련 업계에서는 여전히 발행 물량 및 금리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라는 점에서 최근 크레디트 시장이 다소 위축됐더라도 과도하게 하락했던 스프레드가 일정 수준 돌아온다면 매수세는 다시 유입될 것"이라며 "다만 한전채 등의 종목들이 높은 금리로 낙찰되고 있어 크레디트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채 역시 금리의 문제일 뿐 소화는 어렵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전력공사는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다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각종 불안감에서는 벗어난 상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사채는 사실상 메리트가 거의 없지만 포트폴리오 내 국채 비중을 맞추는 과정에서 재투자를 위해 담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수요 또한 존재하는 만큼 한전채도 가격이 많이 내려가면 기관들이 다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phl@yna.co.kr
joongjp@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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