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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부동산 운용사 누빈 "美 상업용 부동산 전환점…한국선 오피스 집중"

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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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자산, 경제보다 메가트렌드가 주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국내 주요 금융기관이 쓴맛을 봤던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누빈자산운용이 주장했다.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오피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숀 리스 누빈 리얼이스테이트 미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일 여의도동 FKI타워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 실물자산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누빈운용이 인용한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에 따르면 물류센터·리테일·아파트·오피스 등의 가격이 2023년 하반기 이후로 반등했다. 대부분의 자산군이 바닥을 친 모양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 공실률이 낮은 자산은 물류센터·리테일·메디컬 오피스 등이다. 숀 리스 CIO는 "2023년에는 리테일의 성과가 가장 좋았다"고 전했다.

오피스의 경우 여전히 공실률이 높은 편이다. 숀 리스 CIO는 미국 오피스 시장 내 양극화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누빈자산운용은 세계 최대 기관투자자 중 하나다. 모회사인 미국교직원퇴직연금(TIAA)의 자금을 굴리며, 세계 10대 연기금 중 7곳을 고객으로 보유 중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운용자산(AUM)은 1조2천억 달러(약 1천607조 원)다. 포트폴리오 중 비중이 가장 큰 자산은 채권으로 4천290억 달러(약 574조 원)어치를 운용 중이다.

운용 중인 부동산 규모는 1천460억 달러(약 195조 원)로 85년 전통의 세계 5대 부동산 운용사로 알려졌다. 리테일·오피스·레지던스·물류센터 등 다양한 자산을 골고루 운용하고 있다. 실물자산 운용 규모는 310억 달러(약 41조 원)다. 누빈운용은 세계 1위 농지자산운용사이자 20대 인프라운용사다.

미국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오피스 시장이 강세다.

장재호 누빈 한국 기관 대표는 "최근 정동빌딩 인수를 추진하는 등 한국에서는 오피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빈운용이 한국 시장에서 2018년부터 투자한 물류센터는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장 대표는 "물류센터 시장은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며 "고양시 물류자산의 경우 일부를 데이터센터로 변환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서는 발전소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비프 오소 누빈 인프라스트럭처 글로벌 대표는 AI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증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30년에는 미국 전력 소비량의 8%가 AI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다는 전망이다. 향후 발전 인프라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보이는 근거다.

비프 오소 대표는 전력 공급 확대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정책으로 인해 해상풍력 발전소 강자인 중국의 부품 공급이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 발전 인프라 투자 성과가 나아질 수 있다.

농지·삼림지 등 천연자본 투자는 누빈운용만의 강점이다.

마틴 데이비스 누빈 내추럴 캐피털 글로벌 대표는 "천연자본은 포트폴리오 수익 향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연자본과 전통적 자산군 사이의 상관관계가 낮기에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천연자본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마틴 데이비스 대표의 의견이다.

캘리포니아 소노마의 포도밭은 누빈운용의 천연자본 투자 사례다. 168에이커의 포도밭에서 다양한 품종을 생산하고, 대형 포도주 양조장에 포도를 공급해 수익을 올리는 투자다. 데이비스 대표는 "생산성 높은 토양과 충분한 수자원을 갖췄고, 우수한 와인 포도 계약으로 강력한 수익을 얻을 전망"이라고 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실물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묻자 비프 오소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클린에너지정책의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상대적으로 화석연료를 선호하는 공화당 소속의 정치인도 신재생에너지인프라 투자와 건설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부동산 시장에 있어서도 연방정부 차원의 대통령 선거가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라고 숀 리스 CIO는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은 주 또는 시의 정책에 더큰 영향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정치적 이벤트와 무관하게 실물자산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애비게일 딘 누빈 리얼에섯 글로벌 전략 책임자는 예견했다.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90억 명을 초과해 더 많은 식량과 주택이 필요하고, 인구의 68%가 도시에 거주해 부동산과 인프라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AI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혁명도 데이터센터와 발전소 등의 수요를 증가시킬 요인이다. 기후변화와 환경규제도 대체에너지 인프라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애비게일 딘 책임자는 한국 정부의 탄소중립정책도 언급하며 국내에서도 태양광·풍력 발전소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애비게일 딘 책임자는 "실물자산 수요는 경제성장보다는 구조적 메가트렌드에 의해 주도되는 흐름을 보인다"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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