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여의도 우리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대상 간담회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4.8.11 [우리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동양·ABL생명 인수단장으로 성대규 전 신한생명 대표를 낙점했다.
금융당국의 승인 획득부터 인수 후 통합(PMI) 작업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성 전 대표를 인수단장으로 낙점하고서 동양·ABL생명의 신속한 인수·합병(M&A) 종결을 위해 인수단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은 성 전 대표에게 인수단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한 상태로 현재 성 전 대표의 최종 결정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단장은 향후 우리금융 보험 통합법인의 초대 최고경영자(CEO)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비(非)은행 계열사의 CEO는 은행 출신이 아닌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임 회장이 일찌감치 자본시장 전문가인 남기천 대표에게 우리투자증권을 맡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금융 보험 계열사 CEO는 갈 길이 먼 증권 분야에 비해 선호도도 큰 자리다.
우리금융의 경우 은행 의존도가 95% 수준인데, 동양·ABL생명의 통합법인은 단숨에 은행에 이은 '넘버2'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보험료 기준 업계 6위인 동양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33조원 수준으로, 당기순이익은 3천억원 규모였다. ABL생명은 업계 9위로 지난해 말 자산 규모가 17조원대였는데, 순이익은 800억원 수준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합병시 통합법인은 합산 50조원 규모의 자산과 4천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내는 생보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 전 대표는 관 출신이지만 과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 과정을 주도했고, 5위권 생보사를 직접 경영했던 경험이 있다"며 "특히, 지주 계열 생보사 CEO였다는 점에서도 가장 적임자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한 성 전 대표는 재정경제원에서 보험제도담당관실 사무관과 금융정책국 보험증권제도과 서기관을 거치면서 보험 관련 커리어를 쌓았다.
2016년부터는 보험개발원장도 지냈다.
신한금융에 합류한 것은 2019년이다. 이후 2021년까지 신한생명 CEO을 역임하다가, 2022년엔 통합법인의 초대 CEO도 맡았다.
신한생명 주도로 오렌지라이프를 합병하는 작업을 성 전 대표 본인이 직접 주도하면서 통합 이후 첫 CEO 또한 성 전 대표가 맡게 됐던 셈이다.
성 전 대표의 강점은 현재 우리금융이 요구하는 경력을 '맞춤형'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금융의 보험 계열사 인수는 시작부터 난항이 예상되는 과제다.
전 CEO가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부당대출 사태가 터지면서 금융당국은 그 어느 때보다 꼼꼼한 심사에 나설 것을 예고한 상태다.
자회사 편입 심사를 차질 없이 준비하기 위해 관 출신인 성 전 대표의 역할이 부각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아울러 PMI 작업을 주도하면서 지주 계열 보험사를 직접 경영했던 경험도 우리금융이 요구하는 자질 중 하나다.
결국 동양생명을 중심으로 ABL생명을 합병해야 하는 우리금융 입장에선 지주와 소통하며 관련 업무를 챙겨본 성 전 대표 외엔 뚜렷한 대안이 없다.
특히, PMI는 난이도가 극도로 높은 과제다.
합병시 조직 구조조정 과정이 수반되는 데다, 전혀 다른 기업 문화를 일치시키기 위해선 수도 없는 갈등 비용과 직면해야 한다.
보험권 관계자는 "성 전 대표는 과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조직도를 정확히 일치시키는 방식으로 PMI 과정을 시작했었다"며 "이후 조직을 합치면서 복수였던 동일 조직 관리자를 1명으로 바꾸는 인사를 냈다. 이 과정에서 관리자급 이상 임직원들의 비중은 대부분 50대 50으로 유지했는데, 누가 봐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후 연봉체계, 전산통합 등이 완료되면서 복잡했던 통합 작업이 대부분 완료됐다"며 "민감한 과정을 조율하는 작업이었던 만큼 비판도 나왔지만, 내부에선 성 전 대표를 여전히 성공한 CEO라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보수적 색채가 강한 지주 계열인 만큼 성 전 대표의 연령대가 적당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금융 계열사의 고참 대표들이 대부분 1964~1965년생인데, 성 전 대표가 1967년생이라는 점은 부담을 줄이는 요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다만, 임종룡 회장이 연구소에 이어 관 출신 인사를 또 외부에서 데려온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또 "최근 터진 내부통제 부실 사건이 임종룡 책임론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는 점은 성 전 대표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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