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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노후화에도 내년 'SOC 예산만' 삭감…불용액은 증가

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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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정부는 2025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하며 '민생활력과 미래도약'을 기치로 내걸고 총지출을 올해 대비 3.2% 늘렸다.

그러나 총지출액 중에서 유일하게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만 삭감해 노후화 시설에 대한 투자가 지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5일 건설산업연구원과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내년 정부의 총지출 규모는 677조4천억원으로 이 중 SOC 예산으로 25조4천825억원이 책정됐다.

이는 올해보다 9천597억원(3.6%) 감액된 것으로 지출 분야 12개 항목 중에서 유일하게 감소한 부문이다. SOC 예산은 전체 지출의 3.7%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완공된 도로와 철도 노선이 많고 신규 노선은 설계비만 반영돼 SOC 예산이 줄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내년 SOC 예산안에서는 도로 부문 예산이 7조1천998억원으로 9.8% 감소했으며, 철도 부문 예산은 7조16억원으로 13.6% 줄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후변화와 미래 성장을 위해 SOC 예산이 지속해 늘어날 필요가 주장했다.

건산연의 엄근용 연구위원은 "SOC 투자는 국민의 안전과 더불어 미래의 경제성장을 위한 기반이 되고 경기 선순환 유도에 기여하는 만큼 지속적인 SOC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과 우리나라와의 금리 격차와 물가 상승 재확산 등으로 경기 둔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인프라 투자는 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지니계수의 하락, 십분위 분배율을 개선하는 등 소득불평등도 완화해준다"고 주장했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2014) 분석에 따르면 SOC 지출 1조원당 지니계수는 0.02% 하락하고, 십분위분배율은 0.03%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해져 하락할수록 평등해진다는 의미이며, 십분위분배율은 수치가 높아질수록 소득분배가 균등해진다는 의미다.

세계은행(2014)도 인프라 투자와 경제성장률 사이에는 정(+)의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인프라 투자가 소득 불평등 개선과 빈곤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 인프라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엄 연구위원은 "집중호우 및 지진 등 자연재해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SOC 시설물의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이에 대한 점검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산연 분석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 2.1~2.2% 달성을 위한 적정 SOC 투자 규모(중앙정부+지방정부+민간투자+공기업투자)는 56조8천억원~58조4천억원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2025년도 SOC 예상 지출 규모는 57조5천억원 내외로 7천억원~8천억원가량 부족하다는 게 건산연의 분석이다.

한편, 책정된 예산마저도 미집행되거나 남는 불용액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15~2022년 SOC 분야 불용액은 총 4.0조원으로 연간 5천46억원에 달한다. 이는 특히 2020년부터 계속 확대되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 불용액은 45조7천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12조9천억원 급증해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이중 국토교통부의 불용액이 3조1천억원 규모였으며 특히 도시철도 건설 부문의 집행률이 63.8%에 그쳐 재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철도건설 부문의 집행 부진으로 2천186억원 이상의 자금이 사용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라살림연구소의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은 "도시철도사업의 경우 공정별 예산이 적절히 배분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매년 반복적으로 이월이나 불용이 발생하는 사업 유형에 대해서는 예산 사정 단계에서부터 적정한 예산이 편성되도록 관리 체계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5회계연도 예산안 분야별 재원 배분

[출처: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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